홈 커뮤니티 상담사례

상담사례

번호 361
제목 상담사례4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4-06-29 조회수 5521
아내가 집을 나가 이혼소송을 청구하였다. 아내를 폭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이혼을 하고 싶지는 않다....
       
        - 소송과정에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신청을 하였으나, 사실 나도 억울한 게 많다 -       

상담일시 및 회수 : (남편 상담) 200×년 9월 ~ 그 다음 해 5월, 약 1주에 1회(60분~90분) 총 22회 중 2회는 부부합동 면담.
                          (아내 상담) 남편상담이 끝난 같은 해 1월 ~ 4월, 약 1주에 1회(60~90분) 총 8회.
내담자 및 가족 : 남편 (37세, 대졸, 회사원)
                       아내 (36세, 대졸, 학원 강사)와 6세 아들, 시어머니

<내담자의 호소 및 상담의 경위>
이혼소송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으라고 하여 다른 상담기관 두 곳을 거쳐 본 상담자와 연결된 내담자는 격양된 어조로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였는데, 아내를 때려서 이혼소송에 이르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늘 아내가 자신을 그렇게 끝까지 더 이상 참지 못하게 막바지로 몰고 간다는 것이었다. 특히 자신은 남편으로서 아내가 맞벌이를 할 수 있도록 가사를 적극적으로 도왔고 자신의 책임에 충실했다는 주장을 하였다.
7년 전 결혼한 내담자는, 혼수대신 집 전세금을 보태어달라는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고 혼수도 변변치 않았다면서 장인어른을 원망하며, 소송과정에서 제출했던 진술서의 사본을 내보이면서 현재 자기가 처해있는 입장이 상당히 억울하고 부당하다는 설명을 하였다. 

<상담의 개요>
내담자 5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남동생 하나와 어머니 세 식구는 매우 가난하였고, 어머니는 장사, 공장 근로 등으로 생계를 꾸리셨는데 무엇보다도 아비 없는 후레자식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 남들에게 무시를 당하면 큰일이다 는 것을 늘 강조하시면서 특히 큰아들인 내담자에게 엄격하셨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내담자는 솔직한 감정이나 의사표현은 물론 자신의 요구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직장에서나 가정에서 소통의 어려움을 느끼고, 주위의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답답함을 안겨주었지만 이와 같은 자신의 취약함을 분명하게 깨닫지 못한 채, 매사에 완벽해야 한다는 신조를 가지고 강박적으로(내담자 자신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자기가 아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활하고 있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욕구)표현을 간접적으로 혹은 어떤 당위성에 실어서 은밀하게 전달하는 내담자는, 그와는 달리 솔직하고 분명하게 자신의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아내의 언행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을 중시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철저하게 강박적으로 자기주장을 하였다 - 퇴근하는 아내에게 더러우니 현관에서 양말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 오라. 옷에 묻은 먼지는 밖에 나가서 털어 와라. 손님이 왔다 가면 당장 그 자리를 걸레로 닦는다, 잠을 자다가도 책장에 먼지가 보이면 일어나서 걸레로 닦았다. 
이 내담자의 아내는 이런 모습의 남편을 정작 챙길 건 못 챙기고 쓸데없는 데에 집착한다며, 부부간 의견의 대립에서 오는 갈등이 고통스럽다는 호소를 하였다.   
신혼여행지에서 최초의 폭행을 당한 아내는 이미 그 때부터 이혼을 예감하였는데, 결혼 7년 동안 네 번의 커다란 폭행사건(4주 이상의 진단서 - 고막이 터지고 눈 두덩이의 피멍이 3주가 지나야 없어짐)은 자신을 좌절의 늪에 빠트렸으며, 사소한 손찌검이나 집안의 기물을 부수는 일은 예사였다 고 말하였다. 
폭행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 것은 자신의 주장이 거부를 당해서 즉, 아내가 끝까지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으므로 - 더구나 아내는 변덕스러워서 같은 일을 가지고도 매 번 다른 소리를 하며 - 아내의 그런 주장은 자기를 무시하는 것으로 자기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태도라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상담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것이 바로 이 부분이었다. 즉 아내의 반대가 내담자인 남편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며, 남편 존재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은 더욱 아니라는 점을 알도록 하는 것이었다. 특히 내담자 자신의 주장이 거의 대부분 자기의 솔직하고 분명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라 기보다는 명분과 체면에 치우치는 것이라면, 아내의 입장(남편과 매우 다른)에서 볼 때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내담자가 이해하는 것이, 아내에게는 물론 내담자 자신에게도 유익하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도록 상담을 진행시켰다. 
또한 남편이 주장하는 명분과 체면, 공익 등이 자기 눈앞의 현실적 이득과 얼마나, 어떻게 관련이 되는가를 가지고 검증을 하면서, 남과 다르게 그런 부분에 대한 강렬한 집착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해보도록 하였다 - 이 부분에서 아내의 생각과 많은 차이가 드러나고 남편과 가치관이 다른 아내는 나름대로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아내는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가졌으므로, 같은 일에 대해서도 매 번 다른 판단을 한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것이라는 점도 강조를 하였다.
이러한 상담과정에서 남편은 어려서부터 길러지고 익숙해진 생각들 - 남 앞에서 실수를 하거나 무시를 당하면 안 된다. 모든 일은 완벽하게 처리하고 자기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는 것들이 아내와의 상호작용에 있어서는 무수한 장애를 일으키며, 그렇게 완벽하게 살지 않아도 큰일이 생기지 않는다 혹은 그런 강박적인 생각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해가 된다는 점을, 과거의 생활사건의 예를 들어보도록 하면서 경험적으로 파악하게 하였다. 
위와 같은 남편의 자기통찰에서 얻은 자각을 통하여 남편의 태도에 작은 변화가 생겨났고, 이혼을 굳게 결심했던 아내의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남편이 상담을 시작했던 4개월 후(13회 진행 이후) 에 아내도 상담신청을 하였다.
재결합은 물론 이혼소송 취하에 상당히 회의적이었던 아내는 상담예약과 관련해서, 대면을 하는 면접상담보다는 전화상담을 하고싶어 했는데 담당자가 각각 다른 상담소의 규칙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규칙을 어기고서라도 면접담당인 본 상담자와 전화로 상담을 하려는 시도를 하였는데, 바로 이런 점이 남편의 모습과 굉장한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었다 - 약 3개월 후 이 때의 에피소드를 얘기해주며 이런 부분에서 특히 남편과 차이가 나며, 남편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이런 점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하니 웃으면서 맞다 고 대답하였다.               
이 아내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대체로 남편이 자기주장만을 밀어붙이고 자신의 요구는 거의 묵살을 한다는 것으로 - 자신의 수입이 있는 아내가 남편이 반대하여 아들 사진을 붙여놓을 앨범 하나를 사지 못하고 있었다 - 이 부분에 대하여 부부합동 면담에서 확인하고 타협을 이루었다. 
부부의 다툼이 충돌을 일으키게 되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부부 모두 그 순간의 감정들이 너무 격해지고, 확대되었다는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남편은 아내의 거부나 비난이 마치 자기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하였고, 아내는 남편이 저렇게 화를 내는 걸 보니 또 자신에게 폭행을 가하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미리 방어하려고 쎄게 말을 막는다는 것이 오히려 남편의 폭행을 부추긴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상담의 성과>
아내상담 8회를 마치고 이 아내는 이혼소송을 취하하였다. 그 이전에 성공적인 재혼이 가능한가의 여,부, 아이를 절대로 아버지에게 맡길 수는 없다는 자신의 각오 등 현실여건을 두고 면밀한 탐색을 하였다. 
무엇보다도, 남편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소송취하의 계기를 만든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 남편 역시 상담을 종결하고 부부는 재결합하였다. 

<상담자의 소견>
이 상담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 들 부부모두 현실적 가치관을 중시하며, 결코 현실을 저버릴 수 는 없다는 자기 나름의 인생관에 충실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편은 그런 충실성이 지나쳐서 타인을 심지어 아내까지도 배제해버리는, 폭력을 휘두르는 역기능을 일으킨 경우이며, 아내는 자신의 지극히 현실적인 융통성(아주 유용한)에 충실하였으나, 그 부분이 남편에게는 역기능을 불러일으키는 독이 되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여섯 살짜리 이 부부의 외동아들이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 엄마, 아빠 집, 할머니 집, 엄마 집 따로따로 다 있는데 그럼 나 집은 어디 있어? -
덧글 남기기
이전글상담사례5
다음글상담사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