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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례

번호 360
제목 상담사례3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4-06-29 조회수 5298
남편의 사업실패, 음주습관 때문에 결혼생활을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 집안 기물을 부수고 나를 때리니 정말 참을 수 없다. 
남편이 나아지지 않으면 이혼하고 싶은데 마지막으로 상담을 받은 후에 결정하겠다 -   

상담시기 및 회수 : (아내 상담) 200×년 6월 ~ 같은 해 12월, 약 1주에 1회(60분~90분) 총 19회. 
                          (남편 상담) 그 다음 해 3월 ~ 같은 해 9월, 약 1주에 1회(60 분~ 90분)총14회 중 
3회는 부부합동면담.
내담자 및 가족  : 아내(37세, 대졸, 결혼 전 교사생활, 현재는 전업주부)
                        남편(39세, 대졸, 사업가)과 두 아이들(딸9세, 딸 4세)

<내담자의 호소 및 상담의 경위>
11년 전 결혼, 2년 전 남편의 사업실패 이후 술버릇이 더욱 나빠져 만취해서 집에 돌아오면 나를 붙잡고 남을 험담, 힘들고 자존심 상했던 얘기를 하면서 울기도 하고 안아달라 는 등 너무 귀찮게 해, 한 두시간 동안 괴롭히는데 받아줘야 하는 것은 알지만 육아, 가사노동으로 나도 지쳐서 정말 힘들다. 잘 안 받아주면 남편은 어느 놈이 있냐 고 시비하는데 그 도가 지나치면 집안의 물건을 때려부수고 그렇다가 내가 말리면 나를 때리는 경우도 생긴다. 
남편은 감정의 굴곡이 너무 심하고 유아적, 마마보이 같다. 누나 둘, 남편, 시동생, 4남매인데 시부님이 독자라서 남편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시모님은 남편을 과잉보호하였고, 사업실패 후 시부님이 물려받은 땅을 모두 팔아서 빚을 갚아주셨다. 다른 지방에서 사시는데도 시모님은 시시콜콜 살림살이에 간섭이 심하고 모든 것을 당신 뜻대로 따라야 만족하신다. 
남편이 나를 사랑한다는 건 알지만(오로지 나만 여자로 보인다고 함) 생활비까지 시모님 이나 누나에게 빌려서 사는 이 상황을 감당하기가 너무 힘들다. 남편의 술버릇은 고치기 어려울 것 같고(시부님, 시동생도 음주벽이 있다) 이런 식으로는 일상생활 유지가 안 된다. 어느땐 죽고싶다.  
        
<상담의 개요>
오빠 둘에 막내, 외동딸인 이 내담자는 뛰어난 외모와 곱게 자라난 흔적에 몹시 여려 보이는 인상이었다. 그녀의 오빠가 너는 네 또래 여자들에 비해 모르는 게 많다(사회성 부족)고 얘기 한 것처럼, 현재 내담자가 처해있는 상황은 그녀로 하여금 엄청난 시련과 좌절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음이 분명하였다 - 위와 같은 상황에서 모든 여자들이 불행과 절망을 느끼겠지만 이 내담자의 경우에는 특히 더 그러할 것이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여 내담자에게 그녀의 입장을 공감하고 가끔 눈물을 보이는 그녀의 고통스런 심정을 받아주었다. 
상담이 진전됨에 따라 내담자는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는데, 인간관계에서 직장의 윗사람과는 원만하였으나 동기들과는 좋지 않았고, 사회성이 부족하며 의존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남편에게도 오빠한테 하듯이 믿고 의탁할 수 있다면, 남편도 오빠가 자신에게 해주듯이 포근하게 감싸준다면 좋겠는데 존경심이 안 느껴지고 마치 어린애 같아서 그렇게 되지 않으며, 오히려 남편은 자기를 감싸달라고 조르는 격이다. 중매로 처음 만났을 때는 체격이 좋고 의젓해서 그런 줄을 몰랐는데 막상 살아보니, 남편은 너무 미성숙하고 유아적이라 자신이 오히려 받아주고 위해주어야 하는 데다가 알코올 중독자 같은 모습에서 더욱 절망을 느낀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 자신이 바라던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었으며, 그 것은 자신이나 남편 모두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또한 남편에 대해 살펴보면서 내담자는 남편의 성장배경(지나치게 엄격한 동시에 과잉보호)이 지금의 남편의 모습을 가지도록 했으며, 그런 가운데 남편의 상처도 많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남편은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며, 이런 어릴 때부터의 습관이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술을 마시면서 갈등을 해소하려고 하거나 혹은 술의 힘을 빌어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서, 선대로부터 법률가 가정으로 이어오는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시부님 이나 시동생도 술에 의존하려고 했었겠다고, 즉 음주습관이 반드시 생리적 유전이 아니라 그런 가족력 때문일 거라는 가능성을 찾으려 하였다(그에 관한 단서를 뒷받침 해 줄만한 정보를 기억 속에서 더듬어내었다).       
남편과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내담자는 안정을 찾았고, 자신에 대한 남편의 성적인 집착 안에는 타인에 대한 남편의 불안과 갈등을 해소하려는 의존적 욕구, 그리고 아내가 자신을 무시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들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상담이 중반기를 넘어서면서 내담자는, 결혼생활이 호랑이 굴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는데, 이런 마음에는 남편만이 아니라 자신의 탓도 있다는 얘기를 하였다. 남편이 원하는 것은 잘 차린 밥상이나 잘 다림질한 옷이 아니라 그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는 것이므로,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참고 받아주고 남편에게 잘 대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하였다.            
내담자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남편의 술버릇이 조금씩 나아지고, 성적 요구를 물리치지 않음에 따라 주사를 부리는 정도도 낮아졌다. 남편의 변화는 내담자가 이혼을 하려고 했던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고, 일상생활 안에서 내담자는 자신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 귀엽고 착한 아이들에 대한 애착, 경제적 도움을 주시는 시가, 친가 부모님과 형제들에 대한 고마움, 어려움에 좌절하지 않는 자신의 끈기(결혼생활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놀라워하며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우고 있었다!). 
나아가서 내담자는 이런 시련이 자신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남편과의 관계개선,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자신의 생활태도의 변화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    
상담 후반기는 반복적인 훈습(working through)의 시간으로 진행되었고, 대화를 통한 부부간 이해가 깊어졌다. 
상담종결 시 내담자는 남편이 적당한 시기에 상담을 받을 것을 약속했다는 얘기를 하였고, 이는 3개월 후에 이루어졌다.          

<남편 상담>
겉으로는 편안해 보이는 이 내담자는 속으로는 내적 갈등이 매우 깊었다. 어릴 적부터 창의적이고 자유분방한 생각을 하며 뭔가 남다르게 튀고싶었으나, 자신의 그런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고 항상 억압(당)하면서, 늘 답답하고 무엇을 해도 시원하지 않고 부족하고 찜찜한 느낌이었다. 
이런 가운데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우유부단하며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는 등, 우울하고 자신감이 없어져 술에 의존하게 되었으며 부하직원에게도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하고 할 말을 못하니 내적 불만이 커지고 취약한 자신을 스스로 원망하게 되었다. 
이 내담자는 겉으로만 귀공자이고 속으로는 빈털터리 처량한 사람으로 보였는데, 이 점이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남들에 비해서 유복한 환경, 일류대학 출신, 아름다운 아내 등등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그만 못한 환경에 처해있어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실상은 깊은 열등감에 빠져있었다 - 사업실패 때문이기도 하나 내담자의 호소는 그 이전의 어린 시절부터 느껴온 것이었다. 흔히 우울한 사람이 그러하듯 이 내담자는 자신을 평가절하 하여  부족하고 나쁜 점은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조부모, 부모, 두 누나 들이 내담자의 의지와는 다른 길을 가도록(대학의 전공분야, 사사건건 모든 것을 어른들의 뜻에만 따라야 했다) 했으며, 사춘기 시절에는 자신의 주장을 세우려다보면 어른들의 의견에 어긋나게 되었으므로 차라리 자기 혼자만 참으면 조용한 집안분위기를 유지하니까, 집안이 시끄러워지는 게 싫어서 늘 어른들에게 맞추며 살아왔다. 반항은 생각도 못하였고 딱 한 번 과외수업에 빠지고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우동 한 그릇 사먹고 집에 돌아온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가지고도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게다가 어머니의 헌신(?) - (음식이나 옷을 최고급품으로 해줌 , 친구관계에 개입하여 아들에게 유리하도록 조종)은 내담자를 더욱 억압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상담과정에서 내담자에 대한 공감은 물론 그가 죄책감(부모의 재산손실, 기대를 채워드리지 못함)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분히 지지, 격려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능력이 있음을  알도록 하였다 - 사업의 실패가 손실만이 아니라 발전을 위한 시행착오이며 그 것을 바탕으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우리 주변에는 이런 사례들이 너무 많다).  
특히 남보다 튀게 보이고 싶었던 어렸을 때의 그 심정이 전혀 잘못이 아니며, 다만 부모님이 기대하는 모습과 달랐기 때문에 지지를 받지 못했을 뿐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고, 지금이라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마음대로 표현하는 게 좋다 고 얘기 해 주었다 - 이후로 내담자는 동창 등 사교 모임에 참석하여 하고싶은 얘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을 그다지 어색해 하지 않았고, 전에는 망서렸던 옷(독특한 디자인의 모자, 힙합스타일 청바지, 앵클부츠 등)도 과감하게 착용하였다.             
위축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을 인정하고(부족함이 있다면 남들도 비슷하며 그런 대로 대충 살아가는데, 다만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아서 그 것을 채워 가면 된다!)  떳떳하고 당당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워가도록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어린시절부터 그에게 각인되어 있는 불필요한 제약(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한다. 선의일지라도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 어려운 친구가 도움을 청하면(금전) 거절을 못한다. 체면을 차리기 위해서는 실속을 포기할 수도 있다)에서 벗어나도록 그에게 현실적 이해득실을 가려서 검증을 하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자신이 감당하고 책임을 질만큼만 수행을 해야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존심을 버리고 동시에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는 용기와 인내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하였다.  
상담 후반기에 내담자는 구름이 잔뜩 낀 것 같은 마음에서 벗어나 환하고 개운한 기분이라고 하면서,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니 헛된 자존심과 체면을 지키려는 생각을 버리고 없으면 없는 대로 현실을 인정하고 자기수준에 맞춰서 다시 재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또한 아내를 힘들게 했던 것의 대부분이 자기문제 때문이라고 하면서 그 부분을 받아들이니,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고 술을 마시는 회수가 줄어들었다고 하였다. 
아내와 함께 참여한 상담에서 이 부부는 남편의 음주습관, 앞으로의 생활설계, 시댁 가족과의 관계 등등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들을 타협하고 확인하며, 여러 가지 대안을 두고 서로의 의견을 숨김없이 주고받았다.

<상담의 성과>              
상담 시작 1년 전 즈음 일상생활을 감당하기가 너무 벅찼던 아내는 친정으로 돌아가 2개월 동안 별거하면서 심각하게 이혼을 고려하였으니, 이 아내의 이혼 계획은 내심 굳어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진 자기통찰 결과 스스로 노력할 부분을 찾아내었고, 어려움은 있겠지만 미처 몰랐기 때문에 그런 노력을 해보지도 않고 이혼을 하면 후회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다시 마음을 바꾸었으며, 그러한 노력은 자신의 변화뿐만 아니라 남편으로 하여금 음주습관 및 주사의 정도가 호전되는 변화의 실마리를 만들어 주었다.        
상담의 성과에는 이혼계획을 포기한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남편의 상담이 이루어진 것을 들을 수 있겠는데, 남편의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그 배경에는 실생활에서 볼 수 있었던 이 아내의 지속적인 노력에 따른 변화(남편이 진정으로 요구하는 것을 즉시 들어주는 등)가 밑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상담을 통하여 이 남편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표현을 억제시켜왔던 제약에서 벗어나 불필요한 자기비하와 자책감을 떨쳐버리고,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게 되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체면유지에 비중을 둠으로써 현실생활에서는 불이익을 보기 쉬우며, 자신이 피해를 볼 만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 상대에게 자신의 요구(혹은 거절)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계속 그런 피해를 보기가 쉽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 것이다 - 빚 보증, 어음을 현찰로 바꾸어주고 자신이 필요할 때는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외판원에게 거절을 못함 등. 
결국 이 부부는 상담을 통하여 진정으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이해의 깊이를 키우기 위해서 충분히 대화할 것을 다짐하였다. 또한 서로의 한계를 인정하며 받아들이고, 각자의 요구나 소망이 그 한계를 벗어나지 않게 되기를 노력하자는 약속을 하였다.  

<상담자의 소견>
이 상담이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이들 부부의 순수성으로 보인다. 이 점은 부부모두에게 현실적응에서의 취약점이 되기도 하였으나, 동시에 변화의 실마리가 된 강점이기도 하였다. 특히 아내는 상담현장에서 메모를 하여 그 내용을 일상생활 안에서 반영을 해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또 다시 삶을 재구성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제껏 누구에게도 해보지 못한 얘기를 상담자에게 했고, 늘 안개나 구름이 끼여있는 듯한 마음이 맑고 개운해졌다는 남편은 정서적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며, 비로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고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세우게 되었다. 
특히 현실능력이 딸리는 남편은 사업실패가 앞으로의 계획에 든든한 발판이 될 거라고 하면서 전화위복의 경우라고 하였는데,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이 부부의 위기는 어쩌면 필연적인 것으로도 보인다. 
현재 이들 부부는 어려움(경제적)을 가지고 약간의 갈등도 느끼면서 나름대로 만족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이혼의 위기를 넘긴 것이 다행스럽다고 하였다.       
이 들 부부 모두가 가지고 있는 의존적 성격 특성이 서로에게 부담이 되어, 갈등의 실마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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