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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례

번호 359
제목 상담사례2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4-06-29 조회수 5226
대인관계 갈등이 심각한 결혼 13년 차 직장인 주부가 상담요청을 하였다. 
        
- 시댁과 친정 가족들 그리고 모든 인간들, 사람이 두렵고 싫다. 불안하고 무섭다. 
남편은 무능하고 아무 소용이 없는 사람, 남편과도 떨어져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가고 싶다. 
모든 걸 희생만 하였는데 가족들은 나를 가해자처럼 생각하고, 그러나 사실 나는 피해자다. 
더 이상 참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 - 

상담시기 및 회수 : 200×년 10월 ~ 같은 해 12월, 그 다음 해 7월 ~ 같은 해 12월 
                          약 1주에 1회(60분 ~90분), 총 24회 
내담자 및 가족  : 내담자(여, 39세, 직장생활 하며 야간대 졸, 방통대 재학 중, 학습지 교사)                  남편(39세, 회사원)과 아들(초등학교 5년)

<내담자의 호소 및 상담의 경위>
하루 하루가 지겨움의 연속이다. 여러 가지 힘든 일 들이 나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시댁이나 친정 식구들을 도와주다 보면 결국 가해자처럼 되어서 그 들의 원망과 비난이 돌아오고 말지만 사실 나는 엄연한 피해자이다. 
빚을 얻어 시동생의 사업자금을 대주었으나 사업실패로 대신 그 빚을 갚아주었는데(몇 년 동안 적금을 부어서), 또 다시 아파트(남편의 박봉으로는 어림도 없었고 내가 벌어서 반 이상을 보태어 장만했다)를 담보로 빌려달라고 하니 거절하다가 남편과 싸움을 벌이고 심각한 갈등 중에, 모든 게 다 귀찮아 어디로 도망갈까 하다가 상담이나 한 번 받아보려고 찾아왔다고 하였다.   
          
<상담의 개요>
철이 든 이후로 별로 쉬어 본 적이 없다는 이 내담자에게는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이든지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자신의 속마음을 열 수 있도록 내담자의 고통에 함께 하는 자세로 그녀의 감정을 받아주었다. 
시댁과 친정식구들이 그녀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던 과거사(친정 동생들의 학비를 대고, 상습적으로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던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어야했던 - 친정어머니가 마치 딸 같이 보였다)를 비롯해, 결혼 이후에도 시댁 식구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사정들을 얘기하는 그녀의 맘속에는 분노의 켜가 여러 겹 쌓여 있음이 느껴졌다. (--- 라고 얘기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xxx는 ooo가 맞잖아요?)라는 말은 그녀가 수시로, 매우 자주 사용하는 말이었다 - 도움을 주면서 동시에 매사를 따지고 가르치려는 태도는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처럼 되어버리는 이유가 될 것 같다. 남편은 이 내담자에게 당신은  너무 따지면서 딱딱 끊어서 잘라 말하는 것이 사람을 질리게 한다고 하였단다.  
친정이나 시댁 가족들의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내담자가 모두 대신 처리해주어야만 마음이 놓인다는 생각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담과정에서 내담자는 자신이 너무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면서 방학 때라 바쁘니 상담을 쉬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몇 달 후 다시 상담실을 찾아 온 이 내담자는 숨이 막히고 답답하여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다고 하였다(그 때 사실은 약을 사 모으고 있었다는 말을 나중에 하였다).
차츰 상담이 진행되면서 내담자는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과거와는 달리 이미 어른이 되어있으며, 특히 평생을 통해 그 들을 도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현실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또한 어려울지라도 그 들이 스스로 당면해나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더 이득이 될 것이며, 자신이 처리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문제라는 것도 알 게 되었다. 
자신의 문제를 통찰한 내담자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직장 동료, 아들친구의 어머니, 아들의 담임선생님 등),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신의 생각으로 타인을 판단할 수 없으며, 자신의 생각을 주지시키려한다면 갈등이 빚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아무리 큰 도움을 주었다 할지라도 상대의 생각을 바꾸려한다면 거부를 당할 것이다 - 그러나 또다시 그런 도움을 청하지 않도록, 불상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지 않겠나... 
결국 상담이 종결될 무렵 이 내담자는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이유를 들어 거절을 하고, 비록 걱정이 되어 상대에게 이득을 주려고 하는 말일지라도 듣기에 거북한 이야기는 하지 않게 되었다. 
이혼을 하고싶을 정도로 무능하고 융통성이 없는(내담자의 표현) 남편이 직장에서 해고 된 후에도 비난하거나 실망하지 않고(그동안 자신은 남편을 너무 짜증나게 했다!), 새로운 일을 찾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있다.                            

<상담의 성과>
가족들의 해결과제에 매달려 그 것들을 자신이 처리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혔던 세월이 마치 지옥과도 같았다는 내담자의 소감은, 상담 이후 달라진 그녀의 마음을 단적으로 표현해준다. 
또한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바꿈으로서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은, 사람은 자기만의 것을 고집할 수 없다는 - 고집하면 안 된다(?)는 내담자의 신념을 확고하게 만들어 주었다.        

<상담자의 소견>
비록 역기능일지라도 소신껏 자신의 주장을 펼쳐왔던 이 내담자의 힘은, 자기통찰 이후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노력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또한 어린 시절 열악했던 환경에 적응해왔던 내성은 변화의 요인이 되었다.   
상담 중반기 이후 상담자의 모습에서 자기가 그 동안 상상해왔던 이상적인 어머니 상을 보게 되었다는 이 내담자는, 하고 싶은 말을 참기 위해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참는데, 그 이면에는 자신이 또 실수를 하면 상담선생님이 얼마나 실망을 할까 싶은 게 참을 수밖에 없었던 큰 이유가 되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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