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커뮤니티 게시판

게시판

번호 1269
제목 [Re]친정을 너무 싫어하는 남편 너무 힘들어요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9-01-11 조회수 2846

안녕하세요?

소장님과 상담하셨군요. 

요즘 소장님께서 많이 바쁘셔서 도저히 시간을 내실 수 없어 대신 답변을 드립니다.

구체적인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님께서는 친정에 대한 남편의 태도로 오랫동안 고통을 당해오신 것 같네요.

남편의 맘을 돌려보려고 여러가지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길이 먼 것같이 느끼고 계시는군요.

남편의 태도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고,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까지 처가에 맺힌 게 많을까 

의문이 생기게 합니다.

남편이 처가에서 무슨 큰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일이라도 있었나요?

친정 부모님들은 창업자금을 마련해주시고 약도 해주시고 생일날 봉투도 챙겨주시는 등 여러가지로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군요. 님도 친정에 자주 가지 않으려고 하고 남편의 눈치를 보면서 기분을 맞춰주려는 노력을 하시는 것같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남편의 마음이 굳게 닫혀진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님의 글에서 그려지는 남편분은 다혈질이고 자존심이 강하신 것 같습니다.그래서 3천만원 도움을 받은 뒤 친정을 더 부담스러워하고, 친정보다 기울어지는 시댁과 비교되는 상황에서 더  과민해지는 건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가 돈 더 잘벌면 다 죽여버린다는 말에서는 남편이 마음에 큰 상처를 간직한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그렇게까지  남편이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남편께서 과민해서 상황을 그런 식으로 오해하셨는지 여기서는 알 수가 없네요.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타인을 판단하고 파악하므로 님이나 친정 부모님들이 무심히 넘겨버리는 어떤 행동이나 상황이 남편에겐  자존심을 짓밟고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여졌을 가능성도 생각해 봅니다.

아무튼, 어떤 원인으로 인한 것이든 현재 남편은 처가에 대해 굉장히 분노에 찬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본가에 대한 부담과 걱정은 더 가중된 상태인 것 같은데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지를 볼 때마다 어머니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미안감과 죄책감이 더 올라오고 혼자 계신 아버지가 더 안스러울테지요. 그래서 본인은 더 잘 대해드리지 못해도 나 대신인 집사람은 내마음처럼 잘대해주길 바라는건 아닐까요?  아내를 믿고 의지하는 만큼 더 아내가 내 마음처럼 아버님께 잘 하길 바라겠지요. 

구체적인 상황을 알수는 없어 여러가지로 추측만을 하게 되는데요. 

남편분은 지금 여러가지로 마음의 상처가 많아보입니다. 그것이 성장과정에서의 상처이건, 현재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생긴 상처이건, 또는 결혼이후부터 사소하게 쌓여온 처가와의 갈등에서 생긴 상처이건 이것들이 남편분을 힘들게 하고 그 결과로 님을 힘들게 하는 건 분명합니다.

님께서도 얼마나 속상하고 힘드시면 내가 나가서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알려주고 싶다는 말까지 하실까요...

갈길이 멀고 멀어보여도 지금 님이 노력하시는 대로 조금더 노력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다행이 남편이 평소에는 자상하고 아이들에게 잘 해주신다고 하니, 남편이 이성을 잃지 않는 상황을 유지해가는 것이 필요해 보이네요.

남편은 현재 홀로이신 아버님에 대한 연민과 부담감이 큰 상태이니 님이 아버님께 대해 지금까지보다 더 큰 정성을 보여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편이 뭐라고 입 뗄 일이 없을 정도로 넘치게 잘 해주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지금까지  해드린 것도 힘들었는데 더 잘 하긴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요...

명절에 모처럼 온 딸이 하루라도 자고 가길 바라시는 내 부모님에 대한 안스러움과 죄송스러움은 잠시 님 마음 속에 혼자 간직하시고 친정에는 남편모르게 정성을 보이시는 건 어떨까요?

실은 남편이 내 친정에 대해 치를 떨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대화로 풀어가는 방법이 더 근원적이고 중요한 것이지만  일단 내가 시댁에 정성을 보여주는 태도를 통해 남편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준 뒤에 대화가 더 잘 이뤄질 것 같습니다.

님,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조금만 더 기운내세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