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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225
제목 [Re]섹스리스 부부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7-10-08 조회수 2194


질문자 님
 
답변하기 좋도록 아주 구체적으로 상담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아서 너무나 힘드셨지요? 매우 안타깝군요.
 
몇가지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질문자님께서 가장 고통스러운 점은 남편이 과연 나를 사랑하는가? 
그리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같은 남편과 나는 왜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고자 고민하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먼저 '사랑' 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답니다. 분명한 것은 결혼 전의 사랑과 그 이후의 사랑은 차이가 있다는 점이고요, 특히 부부간의 사랑은 고달픈 이 현실 안에서 상대의 부족함과 허물을 얼만큼이나 인정하고 받아들이느냐 하는데 있지 않을까요? 이점이 중요한 것은 내가 상대배우자를 그런 식으로 수용할 때에 나 역시 수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또한 그런 생각들을 실천에 옮기려 할 때에는 자기경계를 벗어나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이 극대화 되면 희생, 헌신이 되는 것이지요.
 
사랑에 대한 의문을 풀으려 하신다면 우선 어떤 사랑을 주고-받기를 원하는지 를 먼저 살펴보십시요. 질문자 님이 하신만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성관계를 회피하시는 모습에서 특히 사랑을 의심하시는 데요, 회피하는 부분은 그 분 자신의 문제
때문 임을 알려드립니다. 부모님 곁을 일찍 떠났고 두 분의 관계가 좋지 않았으므로, 좋은 모델링의 대상이 없었으므로 좋은 행동, 나에게 도움이 될만한 행동 등 유용한 가치가 있다고 느껴지지만
이전에 해보지 않은, 해 본 경험이 없는(보고 배우지 못한) 행동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입니다. 
 
배우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위행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위행위 경험을 가진 또 다른 질문자님의 글 매우 감사합니다. 이 분도 아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거나 다른 애인이 있어서가 아니며 또한 자신의 가정이 행복하다고 그러나 외롭다고 말씀하시지요? 외로운 남편의 아내역시 외로울 것이며, 그 행복은 겉으로 보이는 행복일 것입니다(안타깝지만, 내실이 부족하더라도 겉으로 행복한 것도 중요하지요, 내실을 채우면 되니까요).     

 

위와 같이 아내와 어떻게 속속들이 상호작용(성관계)을 하는건지, 아내가 불만을 나타낼 때에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은건지, 그런 내면적 자극(아내의 의심)들을 어떻게 다루고 극복하여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건지 등등에 대해 골치 아프고 노력한다는 것이 귀찮고 해도 잘 안될 것 같고 혹은 자신이 아내에게 지는 듯한(이겨야 하는데) 불안감이 들고 - - - 그래서 기피하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자 님이 남편의 성행위 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위와 같은 남편분의 불안감이 현실에서 적중하도록 적합하게 대응하는 것이 되며, 그 결과 남편은 속으로 "역시 내 추측이 맞아, 그럴 줄 알았다니까..." 라고 생각을 굳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부부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부부관계 회복을 원하신다면, 내키지 않더라도 아내분이 먼저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남편의 요구에 부응하면 좋을 것입니다. 자신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입니다. 내 행복을 남이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 당연하지요?
 

2000년도 새 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기존의 생각들과 절차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예를 들면 유럽에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일텐데요,
그런 커다란 틀 안에서 본다면 기혼자의 자위행위도 역시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결국 문제냐, 아니냐 의 차이는 당사자가 그것을 문제로 삼느냐 아니냐 에 좌우 되지 않을까요? 물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하는 절대가치와 윤리, 도덕, 법규 는 있겠습니다 마는. 
 
질문자 님이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은 어린시절의 경험을 갖고 계신다는 점은 아주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부부 중 한분이라도 사랑에 대한 기반이 제대로 잡혀있으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편분께서 보여주시는 의심스러운 모습 에 대해 그 이유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 혹은 
"나를 무시하는거야' 라고 보지 마시고, 흔들리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괴롭히지 마시고 당차게 

자신의 삶에 충실하시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것입니다.
질문자 님은 이제껏 잘 살아오셨고 그래서 앞으로도 잘 살아갈 힘을 갖고 계시며, 
자랑스러운 두 아이의 엄마 입니다.
 
부디 용기를 내십시요!
 
이선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