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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020
제목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요?
글쓴이 blumarin 첨부파일
작성일 2009-09-28 조회수 1450
별거한지 3년째 접어듭니다. 4살된 여아 있구요. 제가 키우고 있습니다.
같이 살때도 투닥투닥 많이 싸웠구요.. 종종 이 결혼이 언제까지 갈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남편은 사실 결혼할때 금전적으로 절 좀 속였고 그 후로도 경제적인 면이 불투명 했던 사람이었죠.
그런데 제가 철이 없어서 그런 부분을 단도리하지 못했던게 잘못이었죠.
아무튼 결혼 후 빚갚아내기가 힘들어서 친정살이를 시작했어요.
그때 암투병 중이던 친정 아빠가 먼저 제안 하셨죠.
생활비 안받을 테니 지금 사는 집 전세줘서 빚부터 갚고 부지런히 돈 모으고 보태서 분가하라고요.
 
그렇게 시작한 친정살이.. 직장생활.. 저 너무 열심히 살았어요.
임신 7개월 넘어까지 하루 10시간 꼬박 서서 일하고 바빠서 물한번 제대로 제가 마시고 싶은 시간에 마셔보지도 못하고 그랬어요.
너무 힘들어서 남편한테 무관심해지고..아마도 그래서 더욱 처가살이가 힘들었겠죠..
그땐 몰랐어요. 몰랐다기 보단 관심갖기가 귀찮았는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동안 아빠가 돌아가시고 친정도 예전만큼 형편이 좋진 않고..
친정엄마도 남편도 저도 모두 힘들어서 분가하려고 했어요.
 
그때 알게됬어요. 남편이 전세줬던 신혼집 3년 전에 팔아서 그 돈 다 써버렸다는걸요.
그것도 하필 친정아빠가 돌아가신 다음달에 팔았더군요.
아침 출근길에 그 사실 알게 됬는데 배신감에 정말 하늘이 노랬어요.
 
그동안 친정엄마한테 같이 아파트분양 받자고 했던말들, 아빠 돌아가신 후 위로의 말하나 건네주지 않던 모습, 절 또 속이려고 몰래 대출받으려고 작성해둔 서류..
 
그후론.. 뭐 아시겠죠? 싸우고 어쩌고 서로 상처주는말 왔다갔다 하고..
원래 잘 다독거려주면 수그러드는 사람인줄 뻔히 알면서도 제 그릇이 작은 탓인지 그게 안됬어요..
 
아무튼 자꾸 싸움이 커지니 안되겠다 싶어 별거를 시작한게 여기까지 왔네요.
어차피 별거 시작할때도 별거하게 되면 저 사람은 떠날 사람이다 싶었어요.
저도 처음엔 정말 헤어질 생각이었고..
 
근데 아이를 키우면서 자꾸만 한부모 가정에서 키우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별거 1년쯤 지나서는 좋게좋게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아이 아빠는 이랬다 저랬다 그러네요.  처음 제 예상처럼..
 
이젠 이혼하자 하고요..
 
이혼이 인생의 실패는 아니라는데 전 자꾸 이혼녀 타이틀이 두려워져요.
제 아이한테 좋은 울타리를 만들어주지 못하는거 같아서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남편도 저도 이젠 서로 싸우지도 않아요.
그래서 정말로 이혼한다면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게 마지막으로 뭔가 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모르겠네요.
 
언제나 제 마음 속을 뭉근히 짓누르는 이 느낌을 털어버리고도 싶고.. 가끔 숨쉬기도 힘들어요.
한동안 몹시 화가난 상태로 잠에서 깨고 그러면 다시 잠들기도 힘들고 하던거
잘 이겨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힘든 부분이 있네요.
 
제가 아이를 안고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