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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396
제목 남자의 삶은 욕동 관리에 달려 있다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18-04-11 조회수 977

연전에 어느 문화센터에서 남자의 욕동관리에 관한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개인적으로, 한 인간의 삶의 성패는 리비도 영역의 욕동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해 왔다. 욕동이란 분노 같은 파괴적 감정과 성욕 같은 원초적 본능이 뒤섞인 에너지다.

 

보통의 성숙한 사람은 승화적 방법으로 욕동을 처리한다. 신체 운동이나 건강한 취미 생활, 창조적 예술활동 같은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성숙하지 못한 이들은 욕동 에너지에 끌려다니며 자기파괴적 행위 쪽으로 이동한다. 술이나 마약 등 중독 물질에 탐닉하거나 거듭되는 외도로 생을 낭비한다.

 

그중 최악은 욕동 에너지를 통제하지 못한 채 친밀한 상대에게 쏟아내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에게 가장 소중한 이들을 파괴한다. 아내나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이별을 말하는 연인에게 극단적 위해를 가한다. 강연의 큰 틀은 그런 내용이었고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일화를 예로 들었다. 강연이 끝난 후 청강자였던 이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일행 중 나보다 위 연배로 보이는 남자가 곁눈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왜 결혼을 못했는지 알겠네." 명백히 비아냥거리는 말투였고 입꼬리까지 비틀어 보였다.

 

그는 강연장에 있는 동안 마음이 불편해졌고 불편한 욕동을 곧바로 내게 집어던진 셈이다. 그는 내가 남자들의 못난 측면을 들추며 그들을 모욕하려 한다고 느낀 것 같았다. 어쩌면 공격당한다고 느꼈을지도 몰랐다. 옳고 선하고 정당하다고 믿어온 자기 이미지가 흔들리는 이야기를 듣기 불편했을 것이다. 남자들이 공격받았다고 여기며 한층 공격적으로 변하는 지점에는 대체로 나르시시즘이 깨어지는 고통을 회피하는 방어기제가 작용한다. 그 무엇보다 그의 나르시시즘에 생채기를 입힌 요소는 '어린, 여자'에게서 그것을 받았다는 점일 것이다.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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