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커뮤니티 자료실

자료실

번호 1338
제목 산불을 두려워하면 산불이 내게 온다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16-12-18 조회수 1007

"산불 지킴이로 일하다가 산불로 모든 것을 잃은 모씨에게...." 재기할 수 있도록 자동차를 선물했다는 광고가 있었다. 카피를 듣는 순간 마음의 법칙 한 가지가 증명되었구나 싶었다.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삶의 현실과 대상관계가 달라진다는 법칙, 모씨는 산불에 대한 두려움에 촉발되어 산불 지킴이가 되었을 것이고 일하는 동안에도 산불에 대한 염려뿐이었을 것이다.

 

산불을 두려워하면 산불이 내게 오고 배신을 두려워하면 배신이 내게 온다. 정신분석학은 이러한 심리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역전이' 혹은 '투사적 동일시'라는 용어를 고안해냈다. 내담자는 치료자에게 각기 다른 감정을 촉발시키는데 이러한 역전이를 내담자의 무의식에 닿을 수 있도록 이를 면밀히 관찰함으로써 내담자의 사고와 행동의 의미를 이해하고 언어 뒤편의 무의식을 통찰하도록 하여 심리치료의 효과를 거두게 된다.   

 

투사적동일시는 역전이와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투사적 동일시는 방어의 목적으로 내면 감정을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으로 나누는 분리, 좋은 부분은 자기 것으로 인정하고 나쁜 부분은 바깓으로 내보내는 투사작용 이후에 이어지는 마음 작용이다. 외부로 옮겨진 감정의 나쁜 부분이 상대방에게 작용해 감정이나 행동을 촉발시키는 현상이다. 즉 당사자가 회피한 불편하고 불쾌한 감정들이 대상에게 투사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역전이나 투사적 동일시를 이해하면 무의식을 보살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진다. 마음 속에 분노가 가득하면 이유없이 화를 내는 사람과 자주 마주치고, 내면에 시기심이 많으면 성취를 폄훼하려는 타인의 언행을 만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온 마음을 다하면 우주가 도와준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라는, 일견 허망해 보이는 명제는 결과적으로 참인 셈이다.  

 

김형경(중앙일보)

덧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