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안녕하세요. 저는 24살의 여대생입니다. 저희 부모님의 연세는 51살, 동갑이시구요. 부모님의 문제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부모님께서는 컴퓨터에 익숙치 않은 터라 제가 직접 글을 올리게 된 점 양해를 구하구요.
저희 집은 365일 중에 정말 350일이 부모님의 싸움으로 항상 시끄럽고 자식된 입장에서는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잔적이 없습니다. 물론 부모님도 그렇겠지만요.
일단 본론부터 얘기를 드리자면, 저의 입장에서는 아버지를 이해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1. 자식된 입장에서 바라본 아버지
아버지는 저희에게 온화하고 너그러우시지만 그만큼 소극적이세요. 저에게 남동생이 있는데요. 그 아이가 아주 큰 잘못을 하거나 아님 제가 정말 못됐게 굴어도 큰 호통 한번 안 치십니다. 보통 아들이 있는 집에서 아들이 청소년기에 삐뚤게 나가려고 하면 집의 가전제품이 부숴지는 한이 있더라도 아버지는 호되게 꾸짖거나 아님 매를 사용해서라도 잘못을 잡아 준다고 알고 있는데 저희 아버지는 아니십니다.
그만큼 저희의 교육이나 훈육에는 그다지 관여를 안하세요. 그래서 한번은 아버지께 여쭸더니, 아버지께서는 일이 고달프고 엄마와의 사이가 좋지 않아서 저희, 특히나 남동생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고 시인하시더라구요.
아버지의 성격상 정말로 큰 다툼이나 갈등을 싫어하시고, 그래서 항상 회피 아니면 도피하시지요. 그 상황을 해결하기 보다는 무조건 벗어나려고만 하십니다. 그래서 전 아버지의 가정적 배경이 원인인가 싶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어머니가 둘인 분 밑에서 자라오셨습니다. 큰 할머니께서는 아이를 낳지 못하셨고 그 와중에 작은 할머니가 전쟁 중 남편을 여의시고 큰아버지를 데리고 들어오셔서 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고모를 낳으셨죠. 즉 할아버지는 두명의 아내를 둔 셈인데요. 정상적인 가정은 아님이 분명하고 더군다나 할아버지께서도 가정에서 일어나는 마찰이나 갈등을 묵묵부답하셨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 누구의 편을 들어서도 안되니까요. 그래서 아버지께서도 그러신가 하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아버지는 인간적인 면에서는 따뜻하시지만, 자식 교육이나 아니면 삶의 방향에 있어서는 무관심 하시구요(저는 맏이라 철이 좀 들어서 제 갈길을 찾아 가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도 동생보다는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대를 해주세요)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엄마와의 대화는 거의 없습니다. 아버지는 그러한 주제가 나오면 화제를 돌리시거나 아니면 대답을 안하시니까요.
2. 어머니의 입장에서 본 아버지
* 경제적인 면.
전 어머니께 아버지와 이혼하라고 합니다. 물론 아버지의 인자함과 따스함은 훗날 저의 배우자 감으로 반드시 있었으면 하는 부분이지만, 아버지는 남편으로서는 제가 봤을때 참 많이 부족하십니다.
우선 경제적인 면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아버지는 어머니와 결혼 이래, 단 한번도 자신의 월급을 고스란히 어머니께 준 적이 없습니다. 신혼때는 5천원씩 매번 필요할때마다 어머니께서 달라고 달라고 해야 주시고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저희가 태어나고 어느정도 가정이 꾸려지니 한달에 50만원씩 주셨습니다. 물론 그렇게 돈을 받을때에는 항상 싸움이 일곤 했구요.
날짜를 정해서 주신 적도 없으시고 아버지의 수중에 돈이 있을때에 주시거나 아니면 없을때는 아주시고 건너 뛴 적도 많습니다. 그러니 어머니는 항상 속상해하시면서 아버지께 대꾸를 하고 그러다보면 싸움이 커집니다. 가족 네명의 살림을 50만원에 다 해결하긴 너무나 버겁기 때문에 어머니는 그때부터 야구르트, 신문 배달 그 이후론 공장에서 단순 노동을 하시면서 생계를 겨우 유지한 셈이죠. 그렇게 되면서 우리집 경제권은 아버지, 어머니 두분의 손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매우 알뜰하시고 대차신 분인지라 꼬박 꼬박 돈을 모아서 목돈을 마련하시고 그걸로 저흰 넓은 집으로 이사할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아버지께서 주시는 백만원정도의 생활비와 어머니의 수입 일부로 생활을 해나갔구요. 보통 중고생 두명이 있는 가정에서 생활비는 최소 이백만원이 든다고 알고 있는데도 아버지께서는 항상 백만원 정도를 어머니께 주시고 그럴때마다 말다툼이 있었습니다.
왜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수입과 수출을 어머니께 공개하지 않으시는걸까요?? 그렇다고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도 아닙니다. 이전엔 운전 연수 강사 생활을 하셨고 지금은 소고기 식당을 운영하시는데요. 가만히 보면 아버지께서 당신만을 위해 쓰는 하루의 지출비가 최소 3만원입니다. 사우나, 점심값, 야식비, 그리고 매일 술을 드시기 때문에 대리운전 등. 한달에 100만원 넘게 쓰십니다. 그러시면서 생활비를 주는것에 대해 항상 아까워 하시니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 안갈리가 없지요.
그렇게 살아오다가 아버지께서 이사로 계셨던 연수 학원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저희는 새로 이사 온 집을 담보로 4000만원을 대출하여 소고기 식당을 했습니다. 물론, 작년 한해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로 부모님의 잦은 싸움이 있었지요. 전 다행히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 제 동생은 고3 수험생이었는데도 아버지께서는 저희가 그렇게 그렇게 반대를 하던 식당을 차리시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놓치 않으시고는 집 분위기를 정말 엉망으로 만드셨습니다.
어머니는 지금도 장사하는걸 극구 싫어하십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구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싫어하고 반대하는 걸 굳이 하시겠다고 하신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어느정도 연세도 있으신데 다시 학원의 말단 직원으로 가는 것도 쉽지는 않으셨을것이고, 매번 생활비 때문에 싸우는 것도 싫으셔서 돈을 왕창 벌어 보시겠다고 가셨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저희 얘기를 경청하셨어야 했어요. 아버지는 항상 자존심 자존심을 운운하시면서 특히나 어머니의 말은 아예 듣지 않으세요. 차단하시지요. 어쨌건 그렇게 2006년 3월에 가게를 열고, 그 이후에도 참 부끄러운 많은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죽어도 장사는 싫다고 몸부림 치시던 어머니께서 다니시던 직장을 관두시고 올해 봄부터 같이 가게를 나가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분명히 대출을 하실때 어머니께 약속을 하셨어요. 장사 시작하면 바로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겠다고.. 그러나 원금은 커녕 이자도 잘 못 갚아가고 계십니다. 그렇다고 가게가 영 안되는건 아니예요. 이제 2년이 다되어 가는데 꽤 단골 손님도 있고 잘 운영되어 가는데 생활비는 연수 생활 하시던때보다 더 낮아졌구요.. 대신 카드를 주시면서 어머니께 쓰라고 하셨지만 그것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형편은 아니니까요. 아버지는 여전히 한달에 100만원 넘게 당신 혼자 만을 위해서 쓰십니다.
가게가 적자 일때에는 아버지께서 좀 절약을 하셔야 하는데 그런 의식을 못하고 계세요. 그리고 저희 공납금 때문에 또 400만원상당의 대출을 하셨습니다. 그 사실을 어제야 알게 됐구요. 그러니 어머니의 심정이 무너지고 또 무너지십니다.
어머니는 왜 아버지가 도대체 저금을 할 생각을 않고, 대출을 하려고만 하는지가 답답하다고 하십니다. 저 역시도 당최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께서는 수지를 절대 노출하려 하지 않으십니다!
어머니께서 같이 장사를 하는 입장이신데도 그날 번 수입은 아버지의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버리고 일정치 않은 100만원도 안되는 생활비를 주시면서 항상 어머니를 속상하게 하고 집을 소란스럽게 만듭니다.
* 생활
아버지는 요즘 소맥(소주1병+맥주1병)를 매일 드십니다.(얼마전까지는소주두병이였습니다) 가게가 12시쯤 마치니까 집에 오셔서 치킨 한마리에 알코올을 항상 섭취하십니다.
가게를 하기 전에도 술을 드시긴 하셨지만 일주일에 5번 정도였구요. 지금처럼 매일은 아니예요. 그런 아버지의 건강도 건강이지만 그 모습이 너무 싫으신 어머니는 매번 아버지께 제발 술을 줄이라고 정말 노래를 부르십니다. 아버지껜 잔소리가 되었지만요. 그래도 아버지께서는 술에 목숨을 거신 것 처럼 하루도 술을 안드시면 안되나봅니다. 그렇게 술에 취해서 배만 부르면 된다고 하시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 어머니는 괴롭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도 술에 깨어 있는 멀쩡한 모습의 아버지는 손에 꼽을 정도이니 대충 짐작 가시겠죠. 아버지는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힘들어서 술을 마신다고 하시지만, 사이가 좋으실때도 항상 술을 드셔야 해요. 취한 상태로 현실을 잊을 수 있고 또 강해질 수 있는 것이 중독되신 것 같아요 제 생각엔..
게다가 아버지께서는 절대로 핸드폰을 노출시키시지 않으십니다. 보통 다른 부부는 서로의 핸드폰을 공유하잖아요. 별다른 비밀이 없으면 그럴 수 있는 건데 아버지께서는 심지어 저희가 핸드폰을 만지는 것도 못하게 하세요. 몇 년전부터 항상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고, 가족 구성원 일체 아버지의 폰에 가까이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는 자식이니 이해 하지만 어머니는 아내의 입장으로써 아버지께서 사생활이 있는 것 같은 의심을 안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매번 싸울때면 아버지께서는 당신에게도 사생활이 있으니 간섭 말라하십니다. 결국 핸드폰으로 사건도 몇번 일어났었고, 참다 못한 어머니께서 며칠전에 핸드폰을 보여줄 수 없으면 집을 나가라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이혼을 하자고 하시더군요..
핸드폰은 아버지의 자존심이라면서.. 왜 내가 그런 바보같은 행동을 해야하냐면서.. 말이지요.어머니께서는 이혼을 할만큼 소중한 핸드폰에 무슨 비밀이 있는거냐고 큰 소리 치시고 아버지께서는 끝까지 사수하려 하십니다. 아버지는 내가 굳이 핸드폰을 보여줄 만큼 그러한 비열한 짓을 해야하느냐는 뜻에서 말을 하시지만, 저희는 알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가 정말로 비밀이 있으신건지 아니면 정말로 자존심 때문에 그러시는건지 말이지요.
저는 아버지가 종종 의심스럽습니다. 부부로써 서로 공유해야 하는 것을 않으려고 하시니 믿음이 가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인지 부부사이에도 사생활을 보장해야하는 건가요? 그렇다면 주변의 부부도 다 그래야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아요. 서로의 핸드폰은 자유로이 노출 시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혼을 하더라도 그것 만은 않겠다고 하십니다.
상담자님. 횡설 수설 너무 길게 글을 쓴 것 같아 좀 죄송스럽지만 이해를 해주시길 바라구요. 저는 이제 부모님이 싸우시더라도 면역력이 길러진 탓인지 크게 좌지우지 되지는 않습니다. 허나 저의 정서적인 측면은 아주 많이 상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위에서 말한대로 아버지가 당최 이해되지 않는건 사실이나, 글쎄요.. 제가 이렇게 편중된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어쩌면 아버지와의 대화도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전 어머니와 아주 많은 대화를 나누거든요. 그래서 예전엔 어머니의 입장에서 싸움을 거들기도 했는데 이젠 안그럴려고 노력중입니다만.. 그렇지만 24년을 한 가정에서 살아오면서 제가 보아오고 겪어온 것이 절대 주관적이라고는 할 수 없음을 알아주세요.
날로 상황이 악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일주일뒤에 별거를 하겠다고 하시는 부모님의 자식으로써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정말 모르겠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부모님께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나은 것일까요?
A : 질문자 님 참 걱정이 많겠습니다.
얼마나 힘드십니까?
여러분들의 상담글을 읽을 때마다 안타가운 마음 입니다마는 그런 중에도 자녀분들이부모님의 부부관계를 걱정하는 내용은 정말 가슴이 아프네요.
그것은 오히려 자녀이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기가 더 어려운 점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만일 어떤 조언을 드린다면 그런 모습이 가족간 삼각관계를 만들어 부부갈등이 더 어려운 국면으로 확대 될 수도 있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요.
이제껏 처럼 질문자 님이 어머니의 불편하신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함께 걱정하고 어려움을 같이 감당하는, 그렇게 하시는 이외에 더욱 적극적인 그 어떤 해결책을 드리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두 분이 상담을 받으면 효과를 보실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당사자 분들이 원하시고, 무엇보다도 현실생활 안에서 변화 및 해결을 위해 노력하실 때에 성과를 거둘 수 있답니다.
질문자님이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시고 스스로의 과제로 인해 부모님께 걱정을 안 끼쳐 드리는 것 만으로도 효도를 하는 셈이 됩니다.
용기를 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