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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818
제목 남편이 이혼을 하자고 합니다.
글쓴이 고민 첨부파일
작성일 2008-11-12 조회수 1829

결혼 7년된 동갑네기 35세 부부입니다. 아직 아기가 없구요.(아기가 잘 생기지 않는 상태) 연애는 대학교 1학년때 만나 9년정도.. 남편이 저를 너무 좋아해서 시작했다가 자연스레 결혼. 저는 3남 1녀의 막내딸 (교육자집안)로 고생한번 안해보고 오냐오냐 자란 케이스. 남편은 2남 1녀중 장남(역시 교육자 집안) 빈틈없으신 현모양처 어머니가 가정을 너무나 잘 꾸리신 덕에 남편도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깔끔한 것 좋아하고 바른생활 사나이입니다.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도 점점 커지더군요. 내년엔 도련님이 장가를 가게 됩니다. 


 


저는 시댁과 시어머니를 마냥 어려워하고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서 만만하고 편한 신랑에게 시댁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시댁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언젠가 제사를 맡아하고 부모를 모셔야한다는 부담감이 늘 마음한쪽에 자리잡고 살아와서 이런 거부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댁어른들 앞에서 삐치고 버릇없고 철없는 행동도 보인적이 몇번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빈틈없는 자기 성격에 말한마디로 제가 상처받을까봐 그냥 넘어가시고 참고 참으셨다가 한해한해 발전이 없고 노력도 하지 않는 며느리에게 언제 한번 올라와서 한소리 하실려고 할 참이셨다 합니다. 


 


남편도 마냥 제 어리광을 받아주는줄로만 알았는데 세월이 갈수록 저의 말과 행동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할때마다 남편은 그냥 하지말라고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친정집에서 제 흠담을 늘어놓는 식으로 말한적이 많습니다. 하지만 크게 어름장 한번 낸적없고 길게 싸운 경험도 없습니다. 제가 상대방의 감정에 너무 둔해선지 그때마다 대수롭게 생각하고 받아주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저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가져 말다툼후 제가 남편의 전화를 하루종일 안받은 결과 남편이 집엘 들어오지 않더니 굳은 결심을 하고 결국 이혼을 하자고 했습니다. 


 


최근 말다툼 전에 지난달에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남편은 나의 단점을 얘기하고 저는 왜 남편이 나의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사랑해주지 않느냐며...) 며칠간 답답해 한 적이 있었고 이혼얘기도 그때 조금 진지하게 나와서 신랑이 애정이 식었다며 울기도 했습니다.  평소 신랑이 잦은 지방출장에 일에 스트레스가 많고 아기가 없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는 편. 지난달엔 시할머니가 물려주신 반지를 잃어버려서 좀 불안해 했었습니다.(결국 이혼얘기가 나온후에 찾았지만) 지난달부터 서로에 대해 애정을 억지스레 더 확인하고 행복하지 않는다는 둥 하며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들, 밑바닥 말까지 서슴없이 서로가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걱정스런 생각에 남편앞에서 "왜 어머니는 이런걸 나한테 주셔가지고 잃어버리게 하는지..."하며 불평했습니다. 그때 남편이 화를 내긴 했지만 그때도 그냥 대수롭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번 이혼얘기를 꺼낸건 어름장도 아니고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차려준 식사를 꾸역꾸역 먹더니 마지막 식사라고 하면서 서류를 가져오겠다고 하고 안들어왔습니다. 


무릎꿇고 울며불며 한번만 더 기회달라고 많이 느꼈다고 하면서 매달렸으나 남편도 눈물을 흘리며 힘들지만 어쩔수없고 "난 한다면 한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쉽게 풀어줄수없다 했습니다. 


 


남편이 제게 실망하는 것들이 뭔지는 압니다.  물질적인 것을 중요시하고 남과 비교하는속물모습. 시댁, 시어머니에 대해 거부감 느끼는 말들. 결혼7년차인데 시댁에서 존재감없는 모습. 노력하지 않는 모습 상식이 부족한 모습. 덜렁대서 잘 부딪히고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는 모습 등등... 알면서도 고칠 필요성을 못느끼다가 이혼이라는 말에 이젠 정신이 번쩍 듭니다. 하지만 한번더 기회를 줄수도 있는데 그러지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결국은 서류도 보여주지 않고 찍지도 않았지만 며칠째 각방을 쓰고 문을 굳게 잠그고 잤습니다. 간절한 제 편지를 읽고부턴 하루만에 마지막식사라던 식사를 먹기 시작했지만 저랑은 같이 먹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밥먹은 그릇 싱크대에 갖다놓고 상도 닦아주고 청소기도 돌려준 적도 있습니다. 갈때는 "간다"하고 얘기도 하고 갑니다. 


 


 


제가 이혼사유가 안된다며 따지니 남편은 7년을 참고 늘 어린딸과 사는 기분이었고 일하느라 힘들었는데 집에 들어가면 또 시달리겠구나 하는 생각에 집에 오는 것이 두려웠다 합니다. 그래서 자기 힘들었던건 어떻게 보상받냐고 화를 냅니다. 저를 사랑하지도 않고 정도 떨어지고 여자로 느껴지지도 않는다합니다. 


지금은 양가집에까지 귀에 들어간 상태이고 시부모님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직접 관여를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시어른에게도 신뢰를 쌓지 않은 결과이지요.  


지난 일주일동안 친정 코치를 받으면서 매일매일 힘들지만 남편에게 아내의 존재감을 주기위해 격려문자보내고 아침에 먼저 일어나 세수하고  식사를 차려줍니다. 되도록이면 부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고 집을 따뜻하고 밝게 하려 했습니다. 신랑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려 했습니다.  


 


일주일후 남편이 진지하게 얘기를 꺼내는데 더이상 노력하지 말라합니다. 마음은 벌써 결정했고 제가 노력한다고 해도 변함없다고 단오하게 얘기했습니다. 지금만큼만 노력해도 이지경까지 오지 않았을거라 합니다. 


12월말까지 정리하고 서로 각자의 길로 가자합니다. 자기는 이제 새롭게 편하게 살고 싶다합니다. 


그래서 저도 조금은 억지스런 노력을 그만두고 당당하게 행동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상황이 조금은 달라진 듯합니다. 내가 아무리 못했어도 이혼을 당할 만큼은 아니라는 말들을 듣고 생각을 달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그러고 밖에서 맴돌았고 외박하면서 친구들과 술을 매일 마시곤 했습니다. 어젠 평소답지 않게 비싼 술집에서 필림이 끊길 정도로 마시고 160만원이라는 술값을 자기도 모르게 지불하고 말았습니다. 평소 그렇게 검소한 남편이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술마실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마셨다고 점원이 말하더라 합니다. 남편은 오늘 낮에 들어와선 제게 점심먹었냐고 자상하게 묻기까지 합니다. 저는 밥먹었냐고 묻는 이유가 정말 나를 생각해줘서 하는 말인지 기본예의로 하는 것인지 헤깔린다며 기대하게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거며 솔직한 현재 마음을 물으니 고개를 숙이며 한숨쉬며 나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의 의견에 대해 이해못하던 사람이 제말에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합니다. 


그래도 밖에 나가면 전화도 하지 않고 필요한 말만 문자로 하곤 합니다. 


 


남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고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남편이 정말 12월말로 정리를 하려고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이혼을 확고하게 세번이나 말하던 사람이 오늘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니... 


정떨어진 사람이 저의 식사를 묻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로 하는 것일까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