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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207
제목 [Re]제가 어찌해야할까요?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8-11-12 조회수 2161

질문자 님
 
얼마나 고통스럽습니까? 진심으로 위로를 드립니다.
 
우리는 '사랑'이라는 명제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기혼자의 혼외 이성과의 사랑은
다분히 자기연민과 관련이 되지요. 질문자님의 남편분의 경우에도 그 상대가 처한 기막힌 상황 - 남편과 사별하고 애기 하나 데리고 외롭게 살아가는 - 에서 그녀가 웃는 얼굴을 보고싶어서, 빚독촉을 받는 모습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같고, 동병상련의 심정이 울어나 등등 남편의 언급을 살펴보면
남편은 그 상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는듯하여 애착이 생길 수 있답니다.
 
이와 같이 '사랑'은 상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혹은 시대에 따라 천태만상의 모양새를 갖는 것이지요. 
남편을 매우 사랑하는 신혼 초의 신부인 질문자님은 당연히 질투와 적개심이 느껴지고 남편이 잘못된 길을 가고있으니 그 길의 방향을 제대로 잡으라고 남편에게 애원하고 몰아부치고 등등 여러 방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자신의 의도대로 나타나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겠습니까?...
 
이런 일로 인하여 남편과 헤어지고 싶지 않고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변함없이 남편을 사랑하여 그 인연의 끈을 잇고자 하는 질문자님의 자세는 흔하지 않고 쉽지 않은 생각이라서 참 귀하고, 기특하고 예뻐 보입니다. 
 
질문자님의 부모님이 사위를 좋지 않게 보시고 나아가 이혼을 권유하는 점을 헤아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선량하고 착하지만 게으르고 삶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하니 우리 딸을 고생만시킬것으로 판단하시는데, 부모님의 시각에 일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셨는지요?
 
남편과의 인연을 끊지 않으려면 지금 이 현실 안에서 남편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들을 상세하게 알아보고, 질문자님 자신이 얼마나, 어떻게 이어려움을 감당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질문자님이 감당할 무게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덜어드리기 위해서는 우선, 남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다음의 조언을 전합니다. 
 
@ 남편의 혼외 사랑(자기 파괴적)과 남편과 질문자님의 사랑에는 차이가 있으므로 그 차이에 대해 살펴본다면, 질투와 적개심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 남편은 의지가 나약하여 냉정하고 각박한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운듯 합니다. 가장,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함에 있어서 그 기능이 취약하며 스스로 갈등이 많을뿐만 아니라 아내, 장모님이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싶지만, 힘이 딸리고 벅차서 감당이 되지 않으므로 다른 곳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 아내, 장모님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의 열악함을 싫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내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이렇게 망가져도 사랑할거니?..." 라고 떠보면서 공격적인 질문을 하고싶은 무의식적 욕구가 있을 것입니다. 혹은 "반드시 모범적으로(당신들이 원하는 그런 식으로) 살기를 기대하지 말고 우리 함께 그럭저럭 적당하게 살아가면 어떨까?" 라는 근원적인 저항을 하고 싶을지도 모릅니다. "그 여자는 나처럼 열악한 모습으로 살아가니 그사람과 어울리면 편안하거든. 열등감도 안느껴지고..."  이런 심정이지요.      
 
@ 결혼 이전부터 남편에게는 어떤 미해결된 문제(심리적 부적응, 좌절경험 등)가 있는듯 합니다(이런 부분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만). 남편이 자신의 잠재력 안에서 적극성과 적응능력을 발굴하여 삶의 성취도를 높이는 데에는 심리상담이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가까이에서 질문자님이 변함없는 사랑으로 남편을 돌봐주고 기다려준다면 더 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만약 질문자님이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남편을 살리고자 하는 사랑이라면, 받기를 원하기보다는 주는것을 우선으로 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런 과정 안에서 질문자님 스스로가 성숙되고 주기만 하였는데 자신에게도 남는 그 무엇이 생기는, 결국 자신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공을 들이지 않고 되는 일은 없는데, 특히 사랑이 그러하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희망을 거두지 마시고,
부디 좋은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