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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046
제목 아빨 어떻게 도와드려야될지 모르겠어요.
글쓴이 . 첨부파일
작성일 2009-08-12 조회수 1866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빠가 퇴직후 엄마를 막 쪼이세요. 때리거나 그런 적은 없는데 엄마가 친구들 만나고 오면 

이유없이 기분나빠하고, 몇시에 나갔다 몇시에 들어오는지, 한달에 몇번나가는지 그런걸 막 체크하세요. 예전엔 안그랬는데 엄마 옷차림 머리모양까지 트집잡으세요. 

 

엄마 외출하시고 나서 저한테 엄마 옷차림이 이상하다는 둥, 돌은 거 같다는 둥 해서 제가 막 뭐라했더니 안 그러신다 하시고 또 그러시고.. 오늘도 엄마 미용실가니까 옷이 너무 붙는다는 둥(저희 엄마 진짜 얌전하게 차리고 다니세요. 진짜 그냥 동네 아줌마에요) 입술이 빯가다는 둥 돌은 거 같다는 소리를 하시길래 제가 뭐라했더니, 아빠는 30년간 열심히 일했고 쉴 권리가 있대요. 제가 그럼 우리(엄마, 오빠, 나)는 아빨 뜯어먹고 잇는거냐고 물으니 '그래'라고 하시더라오요. 제가 너무 화가 나서 외출하시는 아빠 등 뒤에 대고 '그럼, 그렇게 믿고 사세요'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조금 지나서 집으로 전화걸으셔서 하시는 말씀이 제보고 예의를 지키래요. 동네 사람들 보기 부끄럽다고. 그래서 그런건 부끄럽고 딸한테 '니 엄마 돌은 거 같다'고 한건 안 부끄럽냐고. 

 

모든 게 저 때문인 거 같은 생각도 들어요. 아니란 건 알고 있지만.. 사실 아빠 퇴직하시는 연도에 제가 취직했거든요. 원래대로라면 아빠 대신 오빠랑 제가 돈 벌어서 집에 부담 안 끼쳐야했는데 제가 공부 욕심이 있어서 회사 그만두고 대학원에 갔어요. 학비도 비싸고, 집세에 생활비에 졸업하려면 2년 반은 더 있어야하는데.. 저희집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주실 수 있는 거 아는데.. 

 

아빠 일기 훔쳐보니 '절약한대면서 한달에 4번 외출하는 이기적인 여자'라고 엄마를 써노셨더라고구요. 엄만 저희 학생 때 거의 외출 안 하셨어요. 

 

아빠가 엄마보고 집안일에 흥미가 떨어졌다는 둥 희생따윈 안 했다는 둥 하는게 이해가 안되요. 솔지히 누가 집안일에 흥미가 있겠어요. 있었어도 30년간 하면 다 떨어졌지. 아빠는 자기 회사 30년 이후에 편하게 지낼 권리가 있다면서 집안일은 하나도 안 도와주시고 반찬투정에 엄마 트집잡기에... 방학이라 와있는 저보고도 얼른 방학 끝내고 돌아가래요. 

 

저 진짜 엄마가 걱정되요. 집떠나면서 제일 걱정된 게 우리 엄마였어요. 

 

하여간 아빠가 안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저랑 얘기하실 때 어떨 때는 그냥 아빠가 외출 안 할 때 엄마가 외출하면 기분이 나쁜데 그게 그냥 아빠가 옛날사람이라 그런가보다 병원에라도 가봐야할까 하시다가도 막상 기분나쁘면 아무 말도 안 하고 집에서 공포분위기 조성하고 앉아서 온 가족들이 아빠 눈치 슬슬보게 만들어요. 제가 물어봤더니 이유 없대요. 그냥 기분이 나쁘대요. 기분나빠할 권리(본능)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래도 그럼 안되는 거 아닌가요? 왜 이유없이 기분나빠져서 잘못도 없는 엄마나 제가 외출하는 거에 대해 죄책감을 들게 만들어요?? 

 

아빠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적은 사람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진짜 너무 숨통을 조여요. 저 대학원들어와서 1등은 못했어도 항상 장학금 탔어요. 근데 이번 학기 노력했는데 성적이 좀 안좋으니 진짜 방학인데도 공부하라 하면서 '어떻게 방학이라고 팬팬히 노냐? 난 납득이 안간다??"하시는데 아빠는 모든게 납득이 안 가세요. 

 

휴.. 하여간 아빠가 왜 엄마 외출에 기분나빠하고 집착하는 걸까요? 안 그랬으면 좋겠어요..제가 얼른 졸업해서 얼른 돈 벌어서 얼른 독립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