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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006
제목 아이를 위한 올바른 선택...
글쓴이 안나 첨부파일
작성일 2009-08-07 조회수 1463


저희 부부는 36세 동갑이고 스무살에 친구로 잠깐 만났다가 13년만에 우연히 신랑에게 전화가 와서 다시만나게 되었고 6개월만에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맞선회사를 통해 조건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고 있었지만 나이도 많았고 남편을 스무살때나 지금이나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저를 많이 좋아해주고 또 별사람 있겠나 싶어 모르는 사람보단 친구같은 아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게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것 입니다. 날을 잡아놓고 이 사람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혼을 취소해서 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할 용기도 없었습니다. 남편이 적극적으로 결혼을 추진하는 바람에 제 판단도 흐려졌던것 같습니다. 

 

신혼첫날부터 저희는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맘이 여려서 다른사람들과는 싸움을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지만 남편에게만은 지기싫었습니다. 둘다 내성적인 성격탓에 한번 말다툼을 하면 열흘이고 대화없이 지내기 일수었고 그때마다 연애경험도 없고 인간관계도 별로 원만하지 않았던 남편은 어떻게 화해를 하고 대화를 하는지도 몰라서 제가 먼저 얘기를 하고 풀어갔습니다.

 

남편이 보통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는걸 결혼을 하고 나서야 알게되었습니다.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을수 있지만, 저와는 생각하는것도 살아가는 방식도 너무나 달랐습니다. 세상과의 소통은 오로지 컴퓨터였고 TV도 영화프로나 만화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이 다 보는 뉴스나 시사교양 프로는 물론이고 하다못해 오락프로도 전혀 안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가벼운 연예인 얘기나 일상적인 얘기도 못하고 그러니 저와는 그런부분에서 공통점을 찾을수 없으니 전혀 대화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친구도 별로 없고 인터넷동호회에서 만난사람들과 만나거나 아니면 회사사람 한두명 만나는것이 전부인 사람입니다. 일반회사를 다니는데 회사생활을 어떻게 하나... 싶을정도로 이해가 잘 안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하루종일 컴퓨터와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너무 저의 주관적인 생각으로만 저희남편을 평가한것 같지만 제가보는 저희 남편의 모습이 이렇습니다. 

 

이런 불만들로 서로 살아가는게 지옥같아 헤어질려고 맘 먹었을때 아이가 생겨버렸고, 제가 아이 욕심이 너무 많고 부모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기 때문에 서로가 조금만 더 노력을 하면 아이를 위해서라도 잘 살거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오로지 아이 때문에...

 

하지만 남편은 저와는 생각이 달랐던것같습니다. 아이에게 저를 뺏겨서 찬밥신세가 되었고, 그 생각을 한 아파트에 사는 시어머니께서 더 부축였던것같습니다. 저는 그사람을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둘은 부모가 되었고, 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사람은 제가 자기 엄마처럼 자기를 챙겨주고 돌봐주기를 바랄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사람은 퇴근해서 들어오면 컴퓨터 켜기가 더 바빠 아이랑 15분을 눈 맞추고 놀아주지 않는 않는사람입니다. 아이가 지금 18개월이 되었는데 지금껏 기저귀한 번 안갈아본 사람입니다. 지금 아이가 이유식을 먹는지 밥을 먹는지도 관심없는사람입니다. 지금 한참 말을 배운다고 아빠빠빠... 하며 뒤따라가면 얼른 방에 들어가 문을 닫아버리는 사람입니다. 자기방까지 들어가 놀아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까꿍~한번하고 컴퓨터만 하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밤새 열이나 힘들어해도 안아주기는 커녕 괜찮냐는 말한마디 안물어보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아이가 그런 아빠를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제 가슴은 찢어집니다. 그런부분에 대해 얘길하면 어떻게 놀아주는지도 모르고, 잘몰라서 그렇다고 말을 하는데 다른 아빠들은 너무 잘 알아서 그러는지... 

 

이제는 이 사람의 인성이 이정도밖에 안돼서 그렇다는 확신이 듭니다. 실은 얼마전에 시어머니께 이렁 얘기들을 터놓고 펑펑 울면서 한적이 있는데 어머니께선 지금 제모습이 당신이 지금껏 살아온 모습같다시며 가정에서 보고 배운것이 없는데 어떡하겠냐며 위로를 해주셨습니다. 시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 역시 오로지 저희남편과 시누만 바라보며 살아오셨고 그런것을 보고자란 시누는 아버지를 너무나 미워하는것이 항상 보입니다. 시어머니는 그런 시아버지가 얼마나 미웠으면 평소에도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고 바라십니다. 

하지만 시아버지와 너무나 닮아있는 남편을 보면서 우리 아이가 저렇게 아빠를 미워하면서 상처받고 자라면 어떡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시어머니는 이런 제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아들의 나쁜점을 너무나 잘 아시면서도저를 위로하는척 하면서 당신의 너무나 소중한 아들이 저로인해 스트레스받고 밥도 제대로 못챙겨 먹을까봐 그 걱정 뿐이랍니다.

 

아이가 생기고 지금껏 청소한번 도와준 적 없는 남편에게 몇번이나 얘기했습니다.그런거 아무것도 필요없고 나한테 잘할필요 없으니까 우리 부모님께 조금만 신경써주고 우리 아이에게 제발 좋은 아빠가 되어달라고... 사정을 했습니다. 다른 아빠들은 당연히 하는 일들은 저는 사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몇번을 얘기해도 알았다, 노력해볼게라는 말뿐... 변한건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사람말은 더이상 믿지 않습니다.

 

저희부모님께 전화한통 안하고 어른들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도모르고 못배운 그사람에게 보고 배우라고 시부모님께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사람을 보면서 남편에게 얘기했습니다. '니가 우리부모한테 하는만큼만 나도 너희부모한테 하겠다고...' 유치하지만 이사람은 전혀 노력하는게 안보이는 사람입니다.자기도 노력한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기에는 너무나 어리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이

렇게 남편에게서 더 멀어질수록 저는 친정부모에게 의지하게 되고,아이에게 더 많이 집착하고 모든시간을 아이하고만 보내려고 하게되었습니다. 아이만 생각하면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한 엄마가 되니까요.이런 집착들이 나중에 아이에게 분명 안좋을거라는걸 잘알면서도 잘 안되네요.

 

저희부부...아이낳고 지금껏 각방을 썼고 부부관계도 전혀하지 않은채 그냥 한집에 사는 사람일뿐입니다. 이 부분에 관한 남편의 불만이 크지만 제가 계속 아이 핑계로 피했습니다. 남편과 살갗조차 닿는게 너무 싫습니다.이젠 남편도 이 부분은 포기한듯하네요. 마음이 멀어지니까 몸도 가까이 하고 싶지도 않은 상태라고 하는게 맞겠지요.

워낙 심각한 대화하기를 싫어하는 남편과는 이제 일상적인 대화 몇마디 말고는 하지않고 지냅니다. 남편의 적은 월급으로는 아이 키우면서 살아가기가 너무 벅찰정도 입니다. 하지만 그런걱정들은 다 제 몫이된지 오래입니다. 경제적으로 너무나 힘들어 하는 저를 보면서도 퇴근하면 밤늦게까지 컴퓨터앞에 앉아있고, 주말에는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남편...지금은 남편이 너무 싫을뿐이네요. 

저는 그래도 아이때문에라도 포기할 수가 없어 이렇게 온갖방법을 다 써보려고 하는데...이런 아빠라면 없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내 사랑하는 아이가 아빠없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또 아닌것 같고... 정말 혼란스럽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올바른 판단을 하고 싶은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로지 아이가 올바른 정서와 건강한 마음을 가지고 바르게 자라는것 외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이를 위해 저희부부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두서없이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