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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383
제목 나만의 진실이 유일한 진실이라는 착각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18-02-05 조회수 968

최근 한 벌의 원피스 사진이 전 세계를 놀래킨 일이 있다. 누군가 인터넷에 올린 줄무의 원피스 사진에 대해 흰바탕에 금색 줄(흰금)로 보인다는 사람과, 파란 바탕에 검은 줄(파검)로 보인다는 사람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일대 논란이 벌어졌다. 한 인터넷 설문조사는 60%는 '흰금'으로, 40%는 '파검'으로 인식했다고 보고하였다. 급기야 영국의 원피스 제작업체가 실제로는 '파검'이라 밝히고 나섰다. 아무리 조명 차이란 변수를 감안해도 놀라운 결과였다.

 

이에 대한 설명은 뇌에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경험, 판단, 감정 등이 개입하기 때문에 같은 색을 보면서도 다르게 인식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결국 지각의 불완전성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같은 색을 보고서도 서로 다른 색을 봤다고 얘기하고, 심지어 서로 자기가 본 색만이 맞는다고 우긴다.

 

뇌는 스스로 세상을 알아볼 수 없기에 눈, 코, 귀같은 센서들의 입력값들을 통해 현실을 알아낸다. 그러나 인간의 오감은 불완전하고 망막에 꽃히는 정보는 광자들의 확률분포로 색깔, 형태, 입체감 등을 인식하며, 모두 뇌의 해석을 거쳐서 지각한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인풋(input)이 아니라 뇌의 해석을 이미 거친 아웃풋(output)이라는 말이다. 결국 서로 다른 회로망을 가진 뇌들은 다른 아웃풋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다. 개구리는 모든 물체를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들로만 구별하고 박쥐는 초음파로 세상을 인식하는 것 같이 말이다. 이 세상 어느 두 사람의 뇌도 100% 동일하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 역시 각 개인들 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위의 원피스색깔이야기는 뇌에서 시각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감의 경험, 판단, 감정 등이 개입하기 때문에 같은 색을 보면서도 다르게 인식함을 말해준다. 결국 지각의 불완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같은 색을 보고도 서로 다른 색을 봤다고 얘기하는 것이 사실임을 시사해준다. 색깔 뿐 아니라 같은 사건도 다르게 보고, 다르게 기억한다. 우리의 지각은, 인식은, 언어는 얼마나 불완전한 것인지, 그런데 우리는 그걸 얼마나 쉽게 잊고 '나만의 진실'을  '유일한 진실'로 착각하고 사는지 새삼 일깨워주는 교훈이다. 같은 드레스가 다르게 보이는 것이 신기한 게 아니라 서로 다르게 보는 세상을 같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는 우리가 신기할 뿐이다.  

 

양성희

중앙일보 칼럼, 분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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