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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841
제목 [Re]다급합니다.
글쓴이 은행나무 첨부파일
작성일 2008-12-17 조회수 1536
질문자 님
 
얼마나 힘드십니까? 너무 안타깝군요.
 
지금 질문자님은 극도의 분노, 적개심, 좌절감 등에 쌓여서 다른 것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몹시 걱정이 되고, 제대로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없어 유감스럽군요.
 
다만, 몇가지를 살펴봅시다.
 
부부갈등의 요인은 시댁가족분들 과의 관계가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남편이
한번도 질문자님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던 것이 문제를 확대시킨듯 합니다. 결혼초기에 신부가
시댁 가족의 구성원의 한사람으로 그 울타리 안에 안착을 하려면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인데, 아마도 남편분은 그런 역할에서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사실 한국의 남편분들은 그런 부분에서 제대로 균형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내 아내가 더 우선이고 중요하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은 아내도 이미 잘 알고 있을테니까, 내가 아내 앞에서 
우리 원가족들을 더 가까이 대하더라도 이해를 할거야...  라고 생각을 한답니다. 
 
처음에는 아내도 그런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고 그런 과정에서 시댁가족분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게 
자리를 잡는다면 그 어려움이 해소되겠지만, 만일 그 관계가 원만해지지 않고 갈등과 대립이 커진다면 이런 내용들이 부부간의 갈등과 대립 나아가서 싸움의 빌미를 제공한답니다.
 
지금 질문자님에게 위로를 드리고자  하는 것은 현재의 어려움이 사실은 부부관계 자체에서 온것이라기 보다는 당사자 가 아닌 가족들과의 원만하지 못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현재의 고통을 줄여보시라는 이야기 입니다.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 입니다. 즉 아내와 남편 각각 두사람의 개체가 있고 그 아내와 남편이 부부로서 체계를 이루는 공동의 위상이 있다는 것이지요. 한 여자, 한 남자 그리고 부부 이렇게 세가지 위상이 있는데, 때와 장소, 필요에 따라서 남편은 한 남자로서 존재하고 아내 역시 한 여자로서 존재하며 또한 부부로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지요.
 
분리해서 보아야 합니다. 시댁분들과의 관계는 남편 쪽 환경입니다. 부부가 되었으므로 자신에게도 그 분들과의 관계가 성립되지만 주어진 여건 안에서 내 역할을 적절하게 하면 됩니다. 경우에 벗어나
이해가 되지 않는(부당한)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접근을 하지 마시고, 경우에 벗어나는 현상들은 내 것이 아니라 상대의 것이므로 내가 그 부분에 관여할 필요가 없으니 거리를 두시라는 말입니다.
 
부디 시가족 분들과의 어려움을 남편과의 부부관계에 까지 반영시켜서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지 
마십시요. 한국의 남편들은 속으로는 아내를 더 사랑하지만 겉으로는 그 속내를 표현하지 않고
자신의 부모님이나 형제가 더 소중하다고 어깃장을 놓음으로서 나아가, 아내로 하여금 그 분들과의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답니다.
 
전문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도 큰 스트레스 일 것입니다. 남편과 적응적인 관계를 만들게 되면
원만한 대화를 통하여 이 부분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겠지요. 죽인다거나 죽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자해하는 아주 위험한 일이며, 특히 한 아이의 어머니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감당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아이 아버지는 안그런데 나만 그렇게 하냐?...  라는 억울함이 느껴지겠지만 아버지가 취약하다면 어머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으며,
그러므로 인생은 매우 소중하고 존귀한 것입니다.
부디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