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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678
제목 재혼 가정입니다. 제 2의 위기가 왔네요.
글쓴이 이샛별 첨부파일
작성일 2008-02-05 조회수 1739

재혼한지 1년이 조금 못되어 갑니다.
남편은 6살남자 아이를, 저는 4살 여자아이를 데리고 재혼을 했는데..

재혼 하고 나서 두달도 안되어 시아버님이 병으로 돌아가시고 그이후 시어머님이 병에 걸리셨는데 집이 시골이다 보니 저희 가정에 자주 왔다갔다 하시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서울 아주 가까운 근교거든요. 시어머니 병원은 서울이구요..
이러한 부분들이 제 결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마음이 썩 편치 않은 것만은 부인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러나 제일 큰 문제는 아이 문제입니다.
남편이 데리고 온 아이가 이젠 너무나 부담스럽습니다. 다른 분들이 보면..사랑하니까 당연히 남편의 아이도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니냐고 화살을 돌릴만한 상황이지만... 저는 다시금 이혼을 해야 하나 하는 심정입니다.
 
아이가 6살이긴 하지만 아주 많이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버릇도 많이 없었습니다.
그러한 부분들은 아이 아빠도 인정을 했었었고 재혼 할 당시만 해도 시댁분들이 아이때문에 많이 힘들거라고 평범한 아이와는 많이 다른 아이라고 할 만큼 마음의 문이 닫혀 있던 아이였지요.
 
서울에 데려오고 나서 나쁜 버릇들은 제가 고쳤습니다.
그 때만 해도 친자식으로 만들어야겠다 나쁜 버릇들은 얼릉 고쳐주어야 겠다 하고 어느정도 강하게 표현을 했었었고 그로 인해 똥 지리는 것, 밥 안먹고 무조건 버티는 것, 인사안하는 것,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무조건 삐져서 돌부처 되는 것등...다 고쳐졌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결과들이 결국엔 화근이었습니다.
큰소리도 내고 화도 내보고 달래도 보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아이를 구슬리는데만 해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아이도 제가 바랬던 부분들을 하나씩 둘씩 따라오면서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이아빠도 고마워하고 있다고 하긴 하더군요.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문제 입니다.
가끔씩 초기부터 애 아빠가 잘하고는 있지만 자기 아이를 너무 심하게 타박..거의 구박 수준으로 이야기 하면서 제가 아이를 못살게 군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물론 저의 표현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조금만 더 따뜻하게 말할걸...조금만 더 감싸줄걸..저도 그러지 못한 부분 인정합니다.
그러나 제가 아이 아빠에게 그런 모습만 보여 준것도 아니고 아이 스스로도 참으로 많이 변하고 밝아졌고,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제가 더 많으니 아이 아빠가 보는 시간보다는 저와 함께 있을때 제가 챙겨준 부분들이 많이 있습니다.하지만 말로는 아이 아빠도 니가 잘한거야 해놓고는 제가 아이를 너무 구박한다고 쥐잡듯 잡는다 하더라구요.
 
그럴때일수록 아이가 너무 정나미 떨어집니다. 그런데다가 아이 자체도 아빠만 찾아댑니다.
먼저 와서 이야기 하지도 않고 항상 빙빙 도는 것처럼 주위를 맴돌고 있으면 또 애기 아빠는 제 탓을 합니다. 제가 그렇게 선을 긋고 아이를 대한다구요.
 
참았습니다. 물론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해하려 노력 했어요. 저 혼자만의 노력일진 몰라도 저로써는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술이 잔뜩 취해서는 전화를 하더니 아이를 개취급 했다 , 계모는 역시 다르더라, 니 딸래미는 니가 언젠가는 꼴통을 만들것이며 잘난것도 없는게 왜 난리냐 하는 망발을 퍼붓더군요.
 
그 때 이후로는 아이에 대한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감정이랄까요..그런것들이 전부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물론 남편에 대한 신뢰도 어느정도 삭감이 되었구요.그러면서 계속 제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들은 "어짜피 남인데 내가 왜 저 아이에게 신경을써야만 하나, 우리 아이도 챙겨주지 못하는데. 이젠 그러지 말아야 겠다"뿐입니다.
 
그 이후로는 아이에게 사실 눈길한번 주기가 어렵습니다. 그 아이가 무슨말을 해도 귀에 들리지도 않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아이도 제 눈치를 보는 듯합니다. 하지만 알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미안하고 가끔은 마음이 미어와도 이상하게 정이 가지 않습니다.
아이도 처음부터도 그랬지만...아빠밖엔 없습니다. 주말에 아빠가 쉬면 아빠등에 업히고 눕고 떨어지지를 못합니다. 자기만의 애정표현이요, 새엄마가 채워주지 못한 사랑을 영원한 편인 아빠에게 받고 싶은 거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 모습도 솔직히 보고 싶지 않습니다. 조그만 아이가 어떨때는 가증스러워보이기까지 할 때도 있으니까요.
더군다가 시어머니까지 자주 올라오시게 되니 이래저래 사는 모습 보여드리는 것도 부담이요, 손주녀석에게 조금이라도 서운하게 하면 어머님이 더욱 서운해 하십니다.

제가 가져가야할 십가지 치고는 저도 이러한 상황들이 버겁습니다.애 아빠야 뭐..내가 잘하라고 했냐고 우리집은 그런집 아니다 이야기 하죠...하지만...바라지 않는다 해도 말 그대고 바라지 않는 시댁이 있겠습니까. 냉정하게 봤을 때 다른 집들보단 아주 많이 편한 편일 수도 있겠지만...재혼하는 입장에서는 그 작은 부분도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물론 말은 편하게 지내라 하지만 편하지 못하죠......
대한민국에 편하게 지낼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는지요...
 
애 아빠도 이런 제 모습을 알고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못채워주는 부분은 그냥 자기가 채워줘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본인이 데리고 온 아이에게 신경을 더 씁니다.
싸우지 않기 위한 방법이긴 하지만...그 자체도 저는 솔직히..신경이 쓰입니다. 
애 아빠는 니가 잘한다고는 했지만 니 행동이 그렇게 애를 잡는 것 처럼 보이기 때문에 자기는 그것만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결론은 아이문제로 또 대판 싸운 후 서로가 각자의 길로 천천히 분리 되자라고 이야기를 맺었지만..오늘 아침에 전화해서 다시 아이들 때문이라도 없던 일로 하자고 미안하다 합니다.
그래서 제가 저의 속마음을 내비치며 자신이 없다 말을 하니 내가 노력안하는데 자기 또한 싫다는 사람 억지로 움직이게 하기 싫다며 부르르 화를 내고는 자기는 가만있으려 했는제 제가 긁어 부스럼 만들었다 하네요..
 
저는 애 아빠가 일방적으로 애 문제로 저를 힘들게 하고 있고 믿고 기다려주지 못한다 생각하고 있고
애 아빠는 믿고 지켜보았지만 잘하는 것은 별로 없다 .아이가 엄마를 무서워해서 내가 한마디만 해도 팍 기가 죽어버린다.
각자 아이대로 기질이 있는건데 작은애는 나와 코드가 맞다 해서 감싸고 세워주고 자기아이는 소극적이고 말도 스스로 안한다고 해서 너도 똑같이 안시키냐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걔도 알고보면 애교 많고 귀엽고 내 딸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화가 나면 가끔 합니다.
애교요?...자기 아빠에게나 애교이죠...

 
아이에게 오늘도 역시 이름 한번 제대로 불러주지 않았습니다.
밥을 차려줘도 작은아이 이름을 부르면서 누구야~ 누구랑 같이 먹어..엄마 일할께..
그게 제가 할 수있는 그 아이에게 대한 표현의 전부입니다.
장난감을 사주어도 학용품을 사주어도 의무입니다.
작은아이거 사면 꼭 같이 사야하고요,아니면 괜한 오해 받을 수있으니까요...
사주어도 고맙습니다 하는 말도 , 좋아하는 표정도 별로 없이 그냥 그려려니 하면서 가지고 노네요.
그나마 다행인건 두 아이가 잘 지낸다는 겁니다.
그것도 언젠가 학년이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각자의 친구를 찾겠지만..지금 자체로는
그나마 다행이에요.. 
 
자신이 갈 수록 없어집니다. 잘해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겠지만....계속 되는 아이문제, 가끔씩 거론되는 어머니 문제, 애 아빠에 대한 잊을수 없는 그 속상함과 배신감..그리고 제 스스로도 그아이에게 왜 잘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깁니다.
열과 혼을 다해서 잘해줘도 그 아이는 남일 뿐이요, 애 아빠가 보기에는 개취급하는 계모일 뿐일테니까요..
애 아빠는 술먹고 한말이라고 진심이 아니라고 합니다.
당연히 진심이 아닐수도 있겠지만...그 말들이 제 머릿속에 너무나 꽈악 박혀서 빠지질 않습니다.
 
급한 불은 우선 마무리 했지만....저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아이에게도 아빠보는데서는 어느정도 이야기는 하겠지만......그러지 않을 상황일때는 그냥 저런거 하나보다 티비 보나보다 책보나보다 졸린가보다 하는...아...그런가보다 라는  나날이 계속되겠지요..아이의 인성발달을 고려해볼때 이러한상황들이 죄악인줄 알고 있습니다.
 
아이아빠도 제가 자기 아이를 남 대하듯 대하고, 남이야기 하듯  이야기 한다 합니다.
큰아이 유치원,학원 다 직접 아빠와 통화하라 했습니다.
나쁜 이야기를 듣고 와도 제 표현이 강해서 그런지 아이 아빠에게는 "아유~쟤 왜 저래"하는 비아냥 처럼 들릴때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선생님이 묻기 전에 제가 들을 기회가 있어도 의식적으로 피합니다.
안좋은 얘기라면 제가 굳이 중간에서 옮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원장님...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짜 고민에 잠도 오지 않을 만큼 이 상황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건지 고민스럽니다.
 
애 아빠는 자기가 내뱉은 말을 기억이 안나는지 내가 그렇게 할수록 내 딸에게 정떨어질수 밖에 없다하더라구요..지가 한대로 하면 남편 아이는 나에게는 죽일놈입니다...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저의 마음이 변해야 하는 것이 1순위겠지요.
변하고도 싶습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네요.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해야 겠다라고 느낄만큼요.
 
도와주세요...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