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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1028
제목 다시 일하고 싶고 결혼 생활이 싫습니다.
글쓴이 나쁜사람 첨부파일
작성일 2009-10-09 조회수 1488

이런 생각 참 이기적이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는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제 자신이 감당이 안되네요.

결혼한지 4년 넘었구요...아이가 4살이네요...

동창으로 만나서 친구로 지내다 결혼을 하게되서 객관적으로 보기엔 괜찮은 생활을 합니다.

시부모님께서 집도 해주셨고 남편도 넉넉하진 않지만 괜찮은 회사에 다니면서 성실하게 생활하구요. 

술과 친구를 좋아하긴하지만 돈쓰는걸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속썩일 일도 없구요.

가끔 술을 지나치게 마시고 정신을 놓고 사는거 같아 화가 나긴하지만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것 같구요. 뭐 누가 봐요 딱히 문제 될만한 소지가 없어요.

제가 문제인거 같아요.

결혼초에는 둘만 있고 각자 직장 생활을 하고 경제적으로도 여유있게 지내다가 몇개월 안되서 아이가 생기고 제가 일을 그만두면서 문제는 시작된거같네요.

저는 디자이너란 직업을 갖고 있습니다. 이일이 너무 좋구요. 아프다가도 일만하면 멀쩡해지는것 같아요. 일이 너무 좋지만 임신초기 유산의 위험으로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이젠 아이도 어린이집에 다니고 저도 더는 집에서 일에 대한 욕심을 누르면서 살기가 힘듭니다.

경제적으로도 빠듯해지기도 하구요.

차라리 다른 집들 처럼 전세 산다면 교육비 혜택이라도 받지만 남편은 시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집을 상속받아서 그런 혜택도 못 받습니다.

그 집때문에 재산세는 내지만 시어머니 마음대로 처분해도 아무말 않겠다고 약속해서 나중에 저희가 받게 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그런 와중에 차도 사라, 둘째도 낳아라 하는데 사실 집만 있다뿐이지 

남편 연봉이 그럴 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 하나 어린이집 보내고 보험료 내고 하면 월급의 25%가 들어가니까요. 이러 저러한 이유도 있고 일도 하고 싶은 생각에 여러 생각도 하고 시도도 해보지만 아직은 아이만 더 보라는 겁니다.

문제는 아이인거죠. 시어머니도, 친정 어머니도 일을 하셔서 아이를 봐줄 상황이 안되고

본인들도 거부하셨구요.

그래서 저녁시간만 몇시간 봐주는 아이돌보미 서비스라도 받고 일을 시작하고 싶지만

남편도 싫어합니다.

제 일이 정확한 퇴근시간이 없다는 이유죠.

의류 생산을 하는 일이라 일이 끝이 나야 퇴근도 있고 휴일도 있지 납기내내 야근도 있고

출장도 가야하는 일이라는거죠.

시어머니는 아이와 남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림도 다 해낼거면 모를까 잠도 많고 게으른 저는 일을 하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남편은 스스로 밥을 차려먹는 사람이 아니라서 아이를 맡겨놓으면 과자를 사주고 라면을 끓여주지 해놓은 밥도 차려먹지 않는 사람이랍니다. 

다른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지만 제가 좋아하고 잘 할수 있는 일을 두고 궂이 다른 일을 돈 몇푼 받자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몇년 쉬다보니 현장감도 없어지고 감각도 사라지는거 같아서 초조하고 

점점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가는것 같아서 못견디겠습니다.

살림에 육아에 재미를 붙이면 되지 않겠냐고 하지만 전 사실 살림도 , 아이 기르는 일도 너무 싫네요.

형편없다고 해도 할말 없지만 살림이나 육아는 저 혼자 해야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아이는 낳았으니 책임지고 키워야하는건 맞죠. 

하지만 아이때문에 제 인생을 포기하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수가 없습니다.

엄마의 역할이 더 많은게 사실일지라도 상황에따라 아빠가 더 많이 도와줄수 있는거 아닐까요?

제가 잘못 생각하는걸까요?

또 한가지 문제는 남편입니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남편은 늘 그자리입니다.

발전이 없어요. 자기 개발을 아예 안합니다.

옆에서 늘 얘기를 하고 지적을 하고 하지만 벌써 5~6년째 변치 않는 그 모습에 지칩니다.

여자가 집에서 늘어지고 펑퍼짐해지는거 남자들 싫다고 하죠? 저도 그래요.

사소한 몇푼 쓰는거에 얼굴 하얘지고 아이한테 5분이상 놀아주는게 힘들고

텔레비젼에서 눈을 못떼고 차려주는 밥만 먹으려하고.

지난 겨울 한번 크게 싸운후로는 조금 노력하나 싶었지만 제자리에요.

시어머니는 원래 그런애라면서 제 아들이나 잘 키우라네요.

아빠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어떤 아이가 제대로 잘 크겠어요. 

저도 잘하고 사는거 아니지만 참 답답합니다.

남편에게 미래가 보이지 않는데 뭘 믿고 살아야할지...

남들은 저보고 뭐라하죠. 먹고 살만하니 별게 다 트집이라구요.

저는 넉넉치 못한 집에서 자랐구요. 스스로 노력해서 벌어야 진정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시부모님이 주셨다는 그집도 반갑지는 않아요.

남편이나 저나 더 노력해서 아이가 많은것을 보고 배울수 있도록 해주고 나중에 노후에도 여유롭게 살고 싶어요. 그래서 다시 일을 하고 조금이라도 더 벌어 놓고 싶구요.

이왕이면 그 일을 제가 전에하던 좋아하고 잘할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겁니다.

이 생각이 길어지다보니 이젠 아이도 살림도 남편도 지겹습니다.

돈 한푼 쓸때마다 남편 눈치보고 걱정하면서 사는것도 짜증나구요.

제가 없으면 밥도 안 챙겨먹는 것도 진절머리가 나구요.

세상에 일하면서 살림 완벽하게 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전 그런 능력은 타고 나지도 않았고 그런 체력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럼 혼자 살지 왜 결혼 했냐고 묻겠죠?

그래서 지금이라도 혼자 살수 있다면 그러고 싶어요.

남들 다 그러고 사는데 왜 유난떠냐고 한다면 왜 남들하고 내가 똑같이 살아야되냐고 반문하고 싶어요. 난 다르게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결혼했어요. 이 남자는 나와 같은 꿈을 가지고 살수 있을것 같아서요. 하지만 가치관이 너무달라서 저보고 이상하다고만 하죠.

정말 제가 이상한걸까요? 정말 먹고 살만하니까 별소리 다하는걸까요?